[소준섭의 중국 경제인열전] AI 올인하는 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 CEO, 리옌훙

입력 2019-07-18 05:00 수정 2019-07-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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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조사관

바이두(百度, Baidu)는 중국 검색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하는 중국의 대표 검색포털 기업이다. 바이두의 주도적인 검색엔진은 뉴스를 비롯하여 유명인들에 대한 가십과 지역에 기반을 둔 지도, 그리고 음악을 원스톱 숍에서 제공하고 있다. 바이두닷컴(Baidu.com)은 중국 온라인 기업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기업으로서 맞춤형 온라인 광고가 수입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2005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이후 바이두의 주가는 1200% 상승하여, 바이두 시가 총액은 2015년에 8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준 사람 위해 목숨을 버린다”

바이두는 현재 쇼핑을 비롯하여 금융, 게임, 영화, 택시, 부동산 시장 등에 뛰어들었고,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분야에 진출하며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무인자동차 개발 등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의 선두주자이다.

바이두의 CEO 리옌훙(李彦宏ㆍ51)은 상인국가 중국에서도 상인의 전통이 특별하게 강했던 산시성(山西省)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에 희곡에 깊이 빠져 있던 그는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매진하여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학교의 도서관정보학과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당시는 톈안먼 사태 전야로서 베이징대학은 매우 무겁고 침체된 분위기였다. 특히 도서관정보학은 그에게 너무 무료하고 희망을 주지 못하는 분야였다. 그는 반드시 미국에 유학해 컴퓨터공학을 배우고자 결심하였다. 낮에는 학교 수업을 하고 밤에는 영어 공부를 하느라 매일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너무 힘든 시절이었다. 하지만 젊을 때의 고생은 견뎌야 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마침내 버팔로에 있는 뉴욕주립대학 컴퓨터학과의 입학허가서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의 유학생활은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전공도 바뀐 상태로 교과목은 너무 많았고, 영어도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고전의 연속이었다. 교수들도 그런 그를 아예 포기했을 정도였다. 그러던 중 일본 기업인 마쓰시타 회사에서 석 달 동안 실습한 경험이 그로 하여금 정보기술(IT)에 대해 개안(開眼)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IT 업계의 정수를 이해하게 된 리옌훙은 당시 IT 업계 최고 권위자도 인정한 논문을 권위 있는 학술잡지에 게재하였다.

그 뒤 그의 능력을 알아본 월가의 한 IT 기업 경영자의 우정 어린 권고로 그 기업의 고위 자문역으로 일하게 되었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준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士爲知己者死).” 이것이 당시 그의 각오였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 겸 CEO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8 바이두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옌훙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두가 스웨덴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와 협력하여 자율 주행 능력을 갖춘 전기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AP뉴시스
▲리옌훙 바이두 회장 겸 CEO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8 바이두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리옌훙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두가 스웨덴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와 협력하여 자율 주행 능력을 갖춘 전기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AP뉴시스

승패 결정짓는 것은 IT 아닌 商戰 책략

월가에서 3년 동안 근무한 뒤에는 실리콘밸리의 검색업체로 옮겼다. 실리콘밸리에서 그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치열한 상전(商戰), 즉 상업전쟁의 분위기였다. 그는 “본래 기술 자체는 유일한 결정적 요인이 아니다. 상전의 책략이야말로 승패를 결정하는 진정한 요인이다”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였다.

그는 귀국하여 2000년 1월 1일,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 인터넷검색 사이트 회사 바이두닷컴을 차렸다. 바이두는 남송시대 시인 신기질(辛棄疾)의 시 “衆里尋他千百度(사람들 속에서 그녀를 천백 번 넘게 찾았네)”에 나오는 ‘백도(百度)’로부터 비롯된 말이며, 검색엔진으로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구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이 과정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바이두 역시 다른 모든 인터넷기업들이 직면하는 핵심 문제인 수익모델 창출이라는 난관에 부딪쳐야 했던 것이다. 그는 2001년 바이두 이사회에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키워드 형식을 통하여 바이두의 검색엔진에서 그 효과에 따라 지불하는 광고 방식(가격경쟁순위모델, 競價排名)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에 모든 주주들이 반대하였다. 당시 리옌훙은 난생 처음 가장 크게 화를 냈다. 그는 절대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주주들이 그의 뜻을 따랐는데, 그때도 주주들은 “당신의 태도 때문이지 당신의 논리가 우리를 설복한 것은 아니다”라며 완전하게 심복(心服)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리옌훙의 판단은 결국 정확했다. 지금 바이두 온라인 사이트는 최대의 중문 검색엔진이자 세계 2위의 검색엔진으로서, 세계 10대 온라인 사이트 중 하나이며 중국 네티즌의 95%가 이용하고 있다. 당연히 바이두는 중국에서 가장 효과적인 기업광고의 수단으로 성장하였다.

▲리옌훙(왼쪽) 바이두 회장과 전 NBA 농구선수 야오밍이 지난해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회의에서 유공자 표창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리옌훙(왼쪽) 바이두 회장과 전 NBA 농구선수 야오밍이 지난해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회의에서 유공자 표창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예지, 통찰력 그리고 과감함과 소통

리옌훙을 잘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특징을 ‘예지(叡智)’로 표현한다. 그가 기술적인 배경만이 아니라 상업이라는 전쟁을 전개해 나감에 있어 예리한 직관과 뛰어난 판단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는 유능한 CEO가 갖춰야 할 덕목이 네 가지 있다고 말한다.

“첫째, 시장 상황의 추세에 대한 통찰력이다. 1년 혹은 2년 후의 시장 변화를 볼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끊임없이 자신에게 같은 문제를 물어야 한다. 그 답이 비슷하다면, 당신은 이미 낙후한 것이다.

둘째, 과감하게 시장 기회를 움켜쥐어야 한다. 일단 결론이 났다면 곧바로 해결에 착수해야 하고, 동시에 다른 누구보다도 잘 해결해야 한다.

셋째, 극도의 소통 기교가 요구된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발전시키며 변화시키고 격려하는 데 뛰어나야 하며, 이로써 양호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넷째, 복잡하고 미묘한 환경 속에서 일련의 종합적인 사고의 정책결정을 통하여 새로운 해결방안을 임기응변으로 찾아내거나 혹은 개발해야 한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을 표지인물로 선정한 2018년 1월 19일 타임지 아시아판.
▲리옌훙 바이두 회장을 표지인물로 선정한 2018년 1월 19일 타임지 아시아판.

인터넷서 인공지능 사고방식으로

2018년 1월 19일 타임지 아시아판은 표지인물로 리옌훙을 선정하면서 그를 ‘혁신자(The Innovator)’라고 지칭하였다. 타임지가 아시아의 온라인 기업가를 표지인물로 선정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타임지는 특히 중국에서 리옌훙보다 더 인공지능을 중시하는 인물이 없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바이두의 총수입은 90억 달러였는데, 이 중 약 12억 달러를 곧바로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했고 그 대부분은 인공지능 개발 분야에 투입되었다. 실제 바이두의 2017년 전략은 “AI에 올인을!(All in AI!)”이었다.

리옌훙은 이제 인터넷 사고방식에서 다시 인공지능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가령 인터넷 사고방식으로 교통신호등을 조정한다면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약 10~15% 절약되지만, 모든 것을 수치화하여 실시간 반영하면서 조정하는 인공지능의 사고방식으로 조정한다면 신호 기다리는 시간이 30~40% 절약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있는 바이두연구원은 최근 세계적인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과감하게 영입하여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바이두와 그 CEO 리옌훙은 인공지능, AI에 그야말로 ‘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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