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17억 신흥시장과 난민 갈등] 유통가, 세계 청년 29% ‘영 무슬림’ 잡아라

입력 2018-10-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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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2030년 26억 명, 2021년 소비 시장 2.7조 달러 전망…신세계푸드·삼양식품 등 할랄식품 잇단 출시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 문제가 최근 뜨거운 논란거리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에 할랄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정도로 우리에게 무슬림과 할랄은 이제 일상 속 가까운 이슈가 됐다.

사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민족과 무슬림이 처음 만난 장면은 적어도 1000년은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중동학)는 ‘이슬람과 한국문화’라는 책에서 “우리는 고대부터 바닷길과 실크로드를 통해 동북아, 중앙아시아는 물론 지구 반대편의 아랍, 이슬람과도 교류하며 문화와 사상을 주고받았으며 이슬람 문화는 고려 이후 조선시대까지 문화의 전파자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한국과 무슬림의 교류사를 1200년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무슬림 인구는 13만 명(한국이슬람교중앙회)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무슬림 관광객은 86만6000명(한국관광공사)을 기록했다. 전체 관광객에서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5.6%, 2016년 5.7%, 2017년 6.5%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더욱이 전 세계 17억 명의 소비자를 거느린 할랄 시장은 이제 막 팽창세가 시작된 만큼 우리 기업으로서는 선택지가 아닌 필수지로 여겨질 정도로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을 비롯해 화장품, 제약,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할랄 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무슬림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집계된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17억 명으로, 톰슨로이터(Thompson Reuters)와 유엔 등의 통계로 도출한 2030년 인구는 25억9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0%가 넘는 수치다. 2015년 기준 1조7360억 달러(약 2000조 원)의 소비 규모 역시 2021년에는 2조7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슬림 인구 증가세가 가파른 데다 특히 젊은 층 인구 비중이 높아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다. 특히 최근 들어 K팝을 매개로 K푸드와 K뷰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무슬림의 증가가 눈에 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젊은 무슬림 인구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2030년에는 전 세계 청년층(15~29세) 인구 중 무슬림이 29%를 차지하게 돼 전 세계적으로 젊은 무슬림의 시장 비중이 커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할랄 시장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2015년 기준 할랄 푸드의 소비 규모는 1조1700억 달러(약 1318조 원)로, 전체 시장의 약 67.4%에 해당된다. 이처럼 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유통·식품 기업들도 할랄 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4월 무슬림을 위한 라면 ‘대박라면’을 들고 동남아시아 본토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식품기업 마미 더블데커와 설립한 합작법인 ‘신세계 마미’를 통해 처음 선보인 대박라면은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고 현지에 판매 중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대박라면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의 입고, 생산, 운반, 저장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으로 금지된 돼지고기와 교차오염이 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차단했을 뿐 아니라 신선도와 안전까지 높일 수 있는 별도의 생산시설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할랄 인증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에 외식과 베이커리, 신선식품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방침이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무이(MUI) 할랄’ 획득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 무이는 말레이시아 자킴과 더불어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에 속하며,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 3종, 6개 제품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농심도 라면의 육류 성분을 콩 단백질로 대체해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 인증을 받아 2011년부터 할랄 전용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부산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두고 ‘할랄 신라면’을 출시하며 김치라면 등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UAE 등 이슬람 국가 40여 곳에 수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3월 자사 대표 제품인 햇반, 조미김, 김치, 밀가루, 물엿 등 165개 제품이 KMF를 통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마시멜로의 원료인 돼지 껍질의 젤라틴을 소 젤라틴으로 변경해 할랄 인증을 받고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다.

팔도는 올 4월 국내 어린이 음료로는 처음으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이미 동아에스티의 박카스가 캄보디아에, 웅진식품의 아침햇살은 베트남에 진출해 자리 잡은 상황에서 팔도는 어린이 음료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로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았다.

디저트 카페 설빙은 이달 쿠웨이트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카페 탐앤탐스 역시 3월 카타르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중동 시장 진출을 알리는 등 취급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은 무슬림이 아니더라도 할랄 인증이 있는 제품에 대해 일종의 ‘검증’을 거친 제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그만큼 인증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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