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코데즈컴바인·정치테마(?)…개미 무덤은 따로 있다

입력 2016-04-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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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박근혜 정부는 정권 초부터 대대적인 ‘주가조작과의 전쟁’에 나섰다.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검찰 증권합동범죄수사부까지 나선 결과 적지 않은 주가조작 사건과 불공정 거래를 적발했다.

그러나 500만명에 달하는 주식 투자자들이 시장이 건전해졌다고 평가할지는 의문이다. 테마길목 지키기에 나서면서 정치테마주를 잡으려고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감시에 나서고 있지만 왜 투자자들은 체감하지 못할까.

번지수를 잘못 짚었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관계기관 등은 코데즈컴바인을 비롯해 정치테마에 대해 연일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 이런 종목에 투자하는 개미들은 5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 가운데 소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대부분 투자자들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피해를 보는 종목들은 바로 공매도와 신규 상장주, BW(신주인수권부사채)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한 종목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들만의 리그를 벌인다는 것이다.

최근 이유없이 급등하는 정치테마주, 코데즈컴바인 같은 것들을 다 합쳐도 공매도나 신규주, BW, 제3자배정 유증 등으로 인한 피해와 개미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보다는 적다.

공매도 시장은 기관과 외국인, 소수 큰손들만의 시장으로 개미들은 근처에 얼씬도 못한다.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은 창 하나만 갖고 싸우는 반면 그들은 창과 방패를 들고 싸우는 격이다.

BW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내부정보와 불공평한 참여가 판을 치는 시장이다. 삼성SDI를 비롯해 안랩 등 BW 관련 의혹은 최대주주나 특수관계인, 또는 지인들이 참여하기 전에 일반공모 방식으로 개미들에게 기회를 주고 실권됐을 경우 BW를 인수한 후에 대박이 났다면 어느 사람도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제3자배정 유증 역시 마찬가지다. 어찌 된 일인지 3자배정 유증을 상장사가 실시하면 조용하던 회사가 갑자기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다. 호재가 쏟아지는 회사에 3자배정 유증에 참여한 사람들은 과연 그 호재를 알고 참여했을까 아니면 모르고 참여했을까. 몰랐다면 신의 한 수일 것이고 알았다면 불공정거래다.

또 하나 그들만의 리그는 신규 상장주식이다. 일부에서는 공모가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이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미들에게 있어서 문제는 신규 상장 주식 시초가 산정이다.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50~200% 범위에서 정해진다. 시초가가 200%까지 치솟아 거래가 시작되고 거기에 상한가 30%까지 올라가면 공모가의 230%가 된다. 상장 전 주식을 가진 주주는 주식시장 거래 첫날 하루 만에 230%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코데즈컴바인 정도는 아니지만 보호예수 물량이 있는 상황에서 허수 매수를 통해 시초가 산정 때 최대한 높이고 이후 바로 내다 팔면 단기간에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여서 인위적인 시세 조작의 유혹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5개의 상장사가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상장 이후 하락했다. 공모가 대비 하락이면 시초가 대비로 계산한다면 하락폭은 더욱 클 것이다.

지금껏 신규 상장 주식 시초가를 통한 불공정거래 적발 사례는 본 적이 없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뒤흔든 유권자 수가 450만명이라고 한다.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 역시 총 유권자의 10% 향방에 따라 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다. 정치권은 기억하기 바란다. 주식시장 참여자가 500만명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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