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규의 적시타]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님께

입력 2015-04-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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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규 산업부 차장

도성환 사장님 안녕하세요? 이투데이 윤철규 기자입니다.

잘 지내시죠. 사장님께서 홈플러스의 수장을 맡아 지내오신 지도 벌써 2년이 다 돼가네요. 제가 이렇게 사장님께 편지를 쓰게 된 건 개인정보 무단 판매 논란과 협력업체 갑질 등에 대한 사장님의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소비자와 협력업체들에게 더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실 건지도 이번 편지로 묻고 싶습니다.

2013년 10월이었던가요? 미국 보스턴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대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 도 사장님은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 사례를 발표하시면서 “앞으로 10년 내 국내에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총 5000여개의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하셨지요.

그때 저를 비롯해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곧장 동석했던 홍보 임원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쳤습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더는 SSM 확대가 어려울 것 같은데 사실인가요?”. 도 사장님! 홈플러스의 SSM은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골목상권을 고사시킨 주범으로 찍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지요. 당연히 사장님 말씀에 기자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홍보 임원은 기자들을 달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개인적인 경영 목표를 밝히셨을 뿐 회사 차원의 이야기는 아니다”라는 해명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한 번 입에서 떠난 말은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전해졌고,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홈플러스가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보스턴에서 말씀하셨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8년 후면 알 수 있겠군요.

최근엔 신선식품 가격을 내려 팔고 계시죠? 또 며칠 전에는 생활필수품도 깎겠다고 공언하셨습니다. 그동안 홈플러스의 잘못을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과 싼 가격으로 보답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틀 전 공정거래위원회가 홈플러스를 특별조사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협력업체에 마진 인하 압박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는군요. 확인차 회사에 전화했더니 홍보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윤 기자님! 저희 예전의 홈플러스가 아닙니다. 정말 1000억원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거니깐 오해 말아주세요.”

이와 관련해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홈플러스가 신선식품 할인에 나선 건 그동안 이마트보다 떨어졌던 신선식품 부문을 더 강화하려는 속내가 깔렸다고요, 소비자를 위한다는 말도 거짓인가요? 이 부분도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겠지요.

도 사장님, 이틀 전에 말씀하셨죠? “가격혁신에 필요한 비용을 협력사에 전가하지 않겠다는 것이 거짓말일 경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쓰겠다”고요. 그런데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힘들다는 소리를 합니다. “1+1, 창립기념 행사 등 마진 축소 압박이 점점 거세집니다.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법적으로 문제없이 진행하지만 거의 손해보고 파는 거라서 회사에 도움이 안됩니다”라고요.

벌써 홈플러스에 대한 칼럼을 몇 번째 쓰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도 많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벌어져서 그렇겠지요? 도 사장님, 취임 이후 2년간 국회에만 4번 증인으로 다녀오셨고, 검찰 조사도 받으시고 그동안 많이 힘드셨을 겁니다. 이제부터라도 홈플러스가 유통업의 본질인 물건을 팔아준 고객과 자신을 도와준 협력업체의 존재의 소중함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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