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결혼 앞둔 연인 숨져…"먼데서 행복하길"

입력 2014-04-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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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함께 숨진 김기웅(28) 씨와 정현선(28) 씨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숨진 김 씨의 모친 김광숙(59) 씨는 18일 인천 길병원에 차려진 아들 빈소에서 "둘이 4년이나 사귀었다. 기웅이가 학교 졸업하면 올해 가을쯤 결혼 시킬 계획이었다"며 "그렇게 예쁜 애들이 어떻게 같이 갈 수 있냐"며 눈물을 터뜨렸다.

어머니 김씨는 "현선이 부모님과 상의해 영혼결혼식이라도 열어줘야 할 것 같다"면서 "좋은 곳에서 둘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며 슬퍼했다.

인천대 학생이던 김 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용돈을 벌겠다며 4년 전부터 선상에서 불꽃놀이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여자 친구 정씨는 세월호 승무원이다. 이들은 4년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김씨는 "원래 아들은 오하마나호만 타고 제주를 왔다갔다하는데 4월엔 행사가 많아서 세월호까지 타면서 일하게 된 것"이라며 "처음 사고 소식을 접했을 땐 아들이 세월호 탄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승무원인 현선이가 안전한지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모부한테서 기웅이도 세월호에 탔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오열했다.

이어 "아들이 제주도에서 봄에 신을 운동화를 사다준다고 했었다"며 "자상하고 애교 많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니…. 살고 싶지 않다"며 울먹였다.

사고 여객선 안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김 씨와 함께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김 씨 친구가 이날 낮에 목발을 짚고 빈소에 다녀갔다.

어머니 김 씨는 고개를 떨군채 울기만 하는 아들 친구를 붙잡고 "끝까지 같이 있었대…. 우리 기웅이가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친구는 통로 쪽이라 물이 찼을 때 몸이 뜨면서 구조됐지만 문 안쪽에 있던 김 씨는 뜨지 못했다.

김기웅 씨의 발인식은 오는 19일 오전 치러지며 장지는 부평승화원이다. 정현선 씨 시신은 현재 목포중앙병원에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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