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그녀’ 심은경 “내 나이 스무살, 예쁜 역할 안 중요해” [스타인터뷰]

입력 2014-01-2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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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배우 심은경(사진 = 장세영 기자 photothink@)

영화 ‘써니’의 임나미는 신들린 귀신연기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리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임나미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사투리는 보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학창시절 추억 속으로 안내했다. 이병헌의 카리스마가 돋보인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사월이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왕을 보필했고,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수많은 궁궐 사람들 중 사월이의 존재감은 여전히 강하다.

‘써니’와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각각 736만, 1232만명을 동원한 배우 심은경이 돌아왔다. 그녀의 나이 이제 만 스무살. 심은경은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50년 전 처녀 시절로 돌아간 오두리를 연기한다. 능청스러운 할매 연기가 딱 심은경답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심은경은 할머니 연기에 대한 소감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부담감을 느꼈다. 내가 할머니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야 했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고사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성동일 선배님과 눈물로 교감하는 부분을 보고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감과 걱정은 미루고 마음이 향하는 대로 연기했다. 2인 1역 설정에 특히 신경썼다.”

▲'수상한 그녀' 배우 심은경(사진 = 장세영 기자 photothink@)

‘수상한 그녀’는 그야말로 심은경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심은경의 캐릭터는 신선하면서도 탄탄하다. 그런 심은경의 뒤에는 나문희라는 존재가 버티고 있었다. 나문희는 ‘수상한 그녀’의 시나리오 그 자체였다.

“나문희 선생님은 대한민국에서 연기를 제일 잘하는 여배우다. 혹시 내가 실망시키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도 앞섰다. 그런데 선생님이 따뜻하게 위로도 해주고 조언도 해줬다. 단 둘이서 대본 연습하며 캐릭터의 틀을 잡을 때 나문희 선생님에 맞춰 캐릭터를 만들었다. 전라도 사투리도 나문희 선생님이 하는대로 맞추려 했다. 그 부분이 힘들었다.”

‘수상한 그녀’는 지난 22일 개봉 후 누적 관객 수 13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동시기 개봉한 경쟁작 ‘피끓는 청춘’, ‘남자가 사랑할 때’를 제치며 ‘겨울왕국’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재밌다”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이 시점에 심은경이 뽑은 명장면 역시 재밌다.

“박씨(박인환) 집 마당에서 박나영(김현숙)과 오두리가 한밤중 소동을 벌이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촬영할 때도 가장 재밌게 찍었던 분량이다. 나영이가 심각한 오해를 하고 가정이 파탄 날 정도의 심각한 장면인데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냈다. 세 연기자의 오묘한 조화가 잘 이뤄졌다.”

▲'수상한 그녀' 배우 심은경(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내내 심은경의 말투에서는 극중 할머니 말투가 묻어나는 듯 했다. “원래 말을 느릿느릿한다”며 당황스러워하는 그녀였지만 그만큼 온 몸을 던져 연기한 심은경이었다.

“작년 여름 영화에 빠져 지냈다. 영화 속 오두리의 습관, 특징이 아직 남아있다. 극중 할머니 사투리를 이용해 무대 인사를 다니다 보니 그런 것 같다(웃음).”

극중 할머니가 되어 뽀글 파마를 하고 몸빼 바지를 입었던 심은경. 그녀의 나이는 불과 스무살이다. 여배우로서 예뻐 보이고 싶진 않을까. 심은경의 앳되고 예쁜 얼굴을 직접 마주하니 그런 의문점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예쁘게 나오지 않은 것이 속상하진 않다. 속상할 필요가 없다. 역할대로 보여야 하는 것이 배우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쁘게 보이는 것에 관심이 많고, 그렇게 보이고 싶다. 하지만 그건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예쁘게 보일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 그런 점은 크게 신경 안 쓴다. 배우가 신경 쓸 부분은 연기니까...”

▲'수상한 그녀' 배우 심은경(사진 = 장세영 기자 photothink@)

심은경은 10살의 나이에 데뷔해 꾸준히 연기생활을 이어왔다. 2010년에는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상한 그녀’로 다시 연기하기 시작한 심은경에게 연기는 평생의 소명이다. 50년 전 처녀 시절로 돌아간 오두리를 통해 영화가 던지는 ‘당신은 언제로 돌아가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심은경에게 던졌다.

“현실에 만족한다. 돌아가고 싶은 순간도 있고, 후회스러운 순간도 있지만 그런 부분들은 과거로 남겨둬야 할 것 같다. 아쉬운 순간이 있기 때문에 현실을 더 알차게 살아갈 수 있다. 지금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연기를 평생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연기할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영화 ‘수상한 그녀’는 심은경을 비롯해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B1A4 진영, 김현숙, 김슬기 등 신구배우들의 멀티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은다.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3대가 어울려 있는 영화 설정처럼 설 연휴 가장 가족적인 영화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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