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장기 표류 조짐...북 ‘끝내 비건 외면’ Vs 미 ‘대북 제재 완화 반대’

입력 2019-12-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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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ㆍ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 제출...막판 반전 가능성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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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끝내 빈손으로 한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방한 일정을 마치고 17일 오후 일본으로 향한다. 출발 시간이 다가왔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응답대신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에 경의를 표하며 만남 제안을 외면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미국은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비건 대표는 이날 관계 기관과 대학에서의 비공개 강연 일정을 마친 뒤 일본으로 출국했다. 전날 비건 대표는 외교부 청사에서 약식 회견을 열고 "우리는 여기 있고, 당신들은 우리한테 어떻게 연락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 측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간부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에 경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참배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성원들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미관계 등에 관해 아무런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의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16일(현지시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의안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결국 판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뉴시스)
(뉴시스)

미국측의 어조도 한층 단호해졌다. 미 국무부는 17일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시도를 일축했다. 국무부는 북한의 도발 고조 위협과 비핵화 논의를 위한 만남 거부,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유지·향상 등을 이유로 들었다.

비건 대표가 유연한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북한이 가시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는 제재 완화 등의 상응 조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길'을 갈 것에 대비해 제재강화 등 강경기조로 돌아설 준비에 착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측이 이렇듯 평행선을 달리면서 북미협상이 연말을 넘겨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미국이 싱가포르 회동 이전의 '분노와 화염' 시절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내놓는다.

다만 비건 대표가 제안한 회동을 북한이 늦게라도 받아들일 경우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비건 대표가 출국해 일본에 도착한 이후에도 북한 측이 긍정적 답변을 내놓기만 한다면 다시 한국을 찾아 회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정부와 비건 대표 측은 북한의 입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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