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12개월째 감소, 성장 근본이 흔들린다

입력 2019-1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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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이 지난달에도 큰 폭 줄었다. 작년 12월 이후 12개월째 연속 감소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 결과 11월 통관기준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줄어든 441억 달러에 그쳤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수출이 계속 감소한 이래, 최장 기간 마이너스 기록이다.

올해 수출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의 역성장이 확실하다. 수출 감소폭이 두 자릿수에 이른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한국무역협회는 연간 수출이 5430억 달러 수준으로, 6000억 달러를 넘었던 작년 대비 10.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09년(-13.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미·중 무역분쟁과 안보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 등의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반도체(-30.8%), 디스플레이(-23.4%), 선박(-62.1%), 섬유(-12.3%), 석유화학(-19.0%), 석유제품(-11.9%) 등의 수출이 특히 엉망이었다. 지역별로는 최대 시장인 대중(對中) 수출이 12.2% 줄었다. 유럽연합(-21.9%), 중남미(-15.9%), 미국(-8.3%) 등 대부분의 주력시장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대한(對韓) 소재·부품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로 갈등 상태인 일본에 대한 수출도 10.9% 줄어들었다.

대다수 주력 상품, 의존도가 큰 시장 모두에서 수출이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개선이 쉽지 않다. 산업부는 수출의 ‘저점’을 지났다고 판단하고 내년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시황이 내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선박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이 부분적인 증가세로 돌아선다 해도, 그동안 부진했던 실적의 기저(基底)효과가 클 것으로 봐야 한다. 반도체 아니면, 눈에 띄는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수출이 한국 경제의 최대 버팀목인 것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1년째 계속 수출이 감소한 현실만큼 비상하고 엄중한 위기의 신호가 따로 없다. 수출이 무너지면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성장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수출활력을 살리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대책에 집중한다지만 무역금융 확대, 수출마케팅 지원, 시장 다변화, 유망품목 육성 등 늘상 하는 실효성 없는 얘기다.

대외 변수보다는 우리 전통 주력산업 경쟁력이 갈수록 쇠퇴하는데, 공백을 메울 새로운 주도산업이 부재(不在)한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크다. 기술혁신, 가격과 품질 경쟁력의 획기적 제고, 당장 걸림돌인 일본과의 마찰 해소가 급하다. 근본적으로 수출을 성장엔진으로 되살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경제정책의 재정립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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