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기대 어려워”… 증시 불안에 CB 조기 상환청구 잇따라

입력 2019-09-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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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 64건 중 절반 차지

불안한 증시 상황에 코스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환사채(CB) 조기상환 청구권 행사가 늘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수익률 하락을 우려한 채권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상황에서 상장사들은 예상치 못한 현금 유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8월 들어 전날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만기 전 사채 취득을 공시한 건수는 총 64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4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88%가량 증가한 수치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Put option) 행사 사례가 30건으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15건은 양자 간 합의에 의한 취득이었고,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경우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뜻하는 기한이익상실에 의한 상환요구도 8건 있었다. 재무안전성 증대를 위한 사채 상환은 1건에 불과했다.

상장사별로 살펴보면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전날 채권자와 합의에 따라 513억7500만 원 규모의 8회 차 무기명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만기 전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알파홀딩스의 경우 풋옵션 행사에 따라 총 56억 원 규모의 CB가 10일과 16일 두 번에 걸쳐 조기상환됐다. 이 밖에도 에스엔텍, 에스에프씨, 파커스, 녹십자엠에스, 에이아이비트, 센트럴바이오 등이 CB를 만기 전에 취득했다고 2회 이상 공시했다.

CB는 발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고, 주가가 하락해도 만기까지 보유해 약정 이자를 챙길 수 있다. 하지만 통상 신용도가 낮은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CB 투자자는 이자수익보다 주식 전환을 통한 수익 극대화에 관심이 많다. 증시 침체로 코스닥시장 전반에 걸친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풋옵션이 무더기로 행사된 이유다.

문제는 조기상환 청구가 재무가 영세한 코스닥 상장사에 현금 유출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한 예로 젬백스는 10일 12·13회 차 CB가 조기 상환됐다고 밝혔다. 만기 전 인수된 사채의 규모는 총 19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11월 9일부터는 11회 차 CB의 조기상환청구가 가능해지는데, 이 사채의 잔액 역시 72억 원으로 꽤 큰 편이다. 젬백스의 현금 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316억 원 수준이다.

CB 조기상환을 위해 기업이 또 다른 부채를 지는 ‘돌려막기’ 식 악순환도 일어나고 있다. 수성은 지난달 2일 기한이익상실로 인한 조기상환 청구로 52억 원 규모 CB를 만기 전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같은 날 단기차입금을 200억 원 늘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단기차입금 증대 사유에 대해 CB 매입이라고 명시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용도가 낮은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발행된 CB는 전환 기간이 10년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긴 편이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에 비해 풋옵션이 붙은 경우가 많다”며 “시장 침체로 당분간 사채 전환 등을 통해 수익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본 투자자들이 물량을 털고 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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