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2년5개월만의 최저...“산업구조 변화로 통화 약세 혜택 되레 부담”

입력 2019-06-0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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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촉진은 긍정적이지만 해외 생산 확대로 이점 사라져…해외자본 도피도 원화 약세 악순환 촉발”

▲원·달러 환율 추이. 3일 종가 1182.1원.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원·달러 환율 추이. 3일 종가 1182.1원.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중 간 무역 전쟁 격화로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면서 달러당 원화 가치가 2년 5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동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 상, 원화 약세는 수출을 촉진하며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 생산 확대 등 산업구조 변화로 통화 약세의 혜택은커녕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원화 가치는 지난달 31일 달러당 1190.9원으로,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올들어 약 6%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여름 이후 1120~1130원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으나 지난 4월 하순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같은 달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로,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락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해졌다.

특히 지난달은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의 27%를 차지하는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 자본의 도피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한국 주식을 팔고 손에 쥔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지난달 3조 원을 넘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 경제는 수출이 명목 GDP의 40% 이상을 차지, 통화 약세는 경기에 순풍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상위 10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약 33%가 ‘원화 가치가 예상보다 10% 더 떨어져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각사가 전망한 환율 혜택에 따른 영업이익률 상승효과는 평균 0.5%포인트, 수출 확대효과는 1.0%포인트에 그쳤다. 이는 세계화로 공급망이 더욱 복잡해지고 결제통화도 다양해졌다는 의미이며, 원화 약세가 즉각적인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업체들의 해외 이전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아진 것도 주원인이다. 미국 리서치 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표 기종의 평균 판매가는 871달러로, 애플을 앞질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예전에는 저렴한 제품이 많아 가격 경쟁력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고급품이 중심이 됐기 때문에 환율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대로 원화 약세의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원화 약세 영향으로 ‘원자재 비용 부담 증가’를 언급한 기업이 40%로 가장 많아 ‘수출 가격 경쟁력 확대(11%)’ 등 긍정적 평가를 크게 웃돌았다.

5월 넷째 주 한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532원으로, 1월 대비 13% 오르는 등 소비자들도 원화 약세를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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