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가맹점주 되려면 대학 수료 필수(?)…비비큐 치킨대학 일일 체험기

입력 2019-04-1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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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대학 전경(제너시스 비비큐)
▲치킨대학 전경(제너시스 비비큐)
대학을 수료해야만 가맹점주가 될 수 있는 프랜차이즈가 있다. 바로 BBQ다.

BBQ는 가맹점주들의 교육을 위해 치킨대학을 운영 중이다. 올해로 치킨대학은 설립 20년차에 접어들었다.

치킨대학은 물론 정규 교과과정은 아니다. 그러나 대학이라는 이름처럼 치킨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맥도날드의 햄버거대학과 종종 비교되곤 한다.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자리한 치킨대학에서 하루동안 예비 가맹점주로서 교육을 받았다. 메뉴별로 한마리를 나누는 조각수가 다르고 각각 다른 레시피를 이 곳에서 배울 수 있었다.

서울에서 한 시간 가량이면 닿을 수 있는 치킨대학은 커다란 닭 석상이 먼저 일행을 반긴다.

‘천년의새벽’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석상은 명장의 손에 의해 3년에 걸쳐 제작됐다고 한다. 석상은 비비큐를 천년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윤홍근 회장의 목표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치킨대학은 사내 교육장에서 출발해 2000년 경기도 광주로 이전했다 2003년 지금의 부지로 약 26만㎡(8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치킨의 처음부터 끝을 만날 수 있는 곳=12일 찾은 치킨대학은 연면적 6600㎡(2000평)의 건평을 자랑하고 있었다. 부지 면적은 8만평에 달하는데 앞으로 닭 박물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란다.

치킨대학은 연구개발시설인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이하 세과원)과 연수 운영시설인 경영개발원으로 구성된 연수·R&D 통합시설이다.

세과원에서는 3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신메뉴와 식재료 발굴에 앞장서는 곳이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해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세과원을 통해 개발된 레시피는 3500여 개에 이른다. 연 평균 100여 개의 메뉴가 탄생하지만 이 중 제품화되는 메뉴는 일부다. 최근 출시된 왕갈비통닭도 몇년 전 개발했다가 단종됐던 것을 부활시킨 사례다.

경영개발원은 가맹점주의 교육을 비롯해 외식전문가 양성, 일반인과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치킨캠프를 운영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가맹점주 교육이다. 창업을 결정한 예비창업자는 오픈 전 2주동안 치킨대학에서 필기와 실기를 고루 배운 후에야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물론 품질관리를 위한 교육도 있다. 메뉴에 대한 클레임이 반복되는 매장에 대한 재교육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초보자는 시간당 한 마리 조리도 빠듯=치킨대학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위생모와 장갑 앞치마를 착용하고서야 조리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4인 1조로 이뤄지는 교육은 본관 교육장과 신관 교육장 2곳 중 교육 인원에 따라 정해진다. 12일에는 인원이 많지 않아 신관 1층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조리실에 들어서자 강사가 상세한 설명을 시작한다.

염지와 절단이 완료된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되지만 불필요한 부위에 대한 추가 손질은 가맹점주의 몫이다. 또 파우더를 다룰 때 주의사항도 꼼꼼히 알려준다.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질문한다.

"비비큐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은 몇조각일까요?"

정답은 8조각이다. 다른 브랜드 후라이드치킨보다 조각수가 적은 이유는 풍부한 육즙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물에 갠 반죽과 파우더에 절단된 치킨을 넣고 섞는 것이 조리실습생이 할 첫 임무다. 반죽 양이 너무 많으면 딱딱해지기 쉽고 너무 적으면 2차 파우더가 고르게 묻지 않아 황금올리브치킨의 핵심인 '꽃'이 피기 않는다. '꽃'은 파우더가 꽃처럼 피어올라야 한다고 해서 붙여진 튀김 옷의 이름이다.

치킨을 튀길 때도 노하우가 있다. 뜨거운 기름이 무서워 치킨을 던져넣으면 기름이 튀기 일쑤다. 살짝 기름 위에 내려놓는 수준으로 빠르게 기름에 넣어야 한다. 그리고 타이머로 10분이면 따끈한 치킨이 완성된다. 치킨을 주문한 후 30분만 지나도 독촉전화를 해대기 바빴는데 실제로 초보가 치킨 한 마리를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시간 남짓이다.

한 시간동안 긴장을 한 탓인지 다리까지 저려온다. 이런 교육을 매일 2주간 받아야만 가맹점주가 될 수 있다니 아찔하다. 창업이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비비큐 관계자는 "창업비용만 있으면 가맹점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치킨대학은 이러한 이들에게 가맹점주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비비큐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다. 1800여개에 이르는 매장 어느 하나도 허투루 문을 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비비큐는 초창기부터 경쟁 브랜드를 글로벌 기업인 맥도날드를 꼽아왔다. 치킨대학 역시 맥도날드의 햄버거대학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처음 이 목표를 들었을 때만해도 '욕심이 과하다'는 느낌이 앞섰지만 직접 체험에 참여한 후에는 '가능한 일'이라는 수긍이 간다.

비비큐는 오는 2025년까지 196개국에 5만개 가맹점을 운영해 맥도날드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치킨대학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만날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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