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칼럼]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입력 2019-04-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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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저술인협회장

2004년 한국노동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1999년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후 23년 만인 2022년 14%를 돌파, 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은 2022년보다 5년이나 빠른 2017년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이것은 한국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으로 이 속도라면 한국은 2026년 노령인구 20%인 ‘초고령사회’에 도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데 걸린 기간 18년은 프랑스(115년), 스웨덴(85년), 미국(75년), 영국과 독일(45년), 일본(26년) 등에 비해 매우 빠르다. 장수국가로 불리는 일본보다도 8년이나 빠른 것이다.

한국의 노령화를 가장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고령인에 대한 부양 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치매 등 고령으로 인한 불치병이 늘어 1960년대 이후 고속성장을 계속해 온 한국의 ‘성장 엔진’이 멈출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고령자가 생산성이 낮다는 증거는 없지만 추론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령화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은 역으로 한국인들이 매우 축복받은 민족임을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세계에서 1등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세계 1등만 기록하는 기네스북을 봐도 알 수 있다. 보통사람들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기록이기 때문에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것이다. 장수국가라는 항목도 그렇다. 한국이 장수국가로 진입하는 기간이 세계에서 가장 짧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로, 한마디로 한국처럼 오래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고령사회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장수국가에 진입한다는 것은 한국인이 가장 우수한 장수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장수 요인으로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한국인은 다른 민족에게는 없는 장 유전자가 있고 김치, 된장 등 발효식품을 상식하며 주거 방식이 온돌이라는 점이다.

선진국에서 가장 많이 예산을 지출하는 분야가 바로 노인복지 쪽이다. 미국 정부가 노인들을 위해 지출한 예산은 1990년 전체 예산의 29%, 2000년에는 35%에 달했으며 2010년부터 예산의 40%를 넘는다. 이를 역으로 말한다면 노인을 상대로 한 시장은 미국만 해도 엄청나다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노령층을 겨냥한 시장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이는 역으로 한국이 세계 장수 분야에서 선두에 서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장수 ‘노하우’야말로 인간이 염원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세계 고령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당연한 일이지만 고령층에게 가장 필요한 ‘노하우’를 적시적소에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세계 1등의 고령국가가 된다는 것은 역으로 고령층에 대한 정보가 다른 나라보다 심도 있게 쌓일 수 있는 자산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령인구가 있어야 노령층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학자들은 한국의 고령사회를 자산으로 착실하게 적절한 기술 개발과 방안을 준비한다면 장수와 관련한 수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장수 분야의 세계 1등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고령층이 앞으로 정부에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효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은 한 번 태어난 인간은 왕후장상이라도 반드시 죽는다는 절대명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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