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약업계, 발전 위해 M&A 카드 적극 활용해야

입력 2019-04-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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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은 유통바이오부 기자

국내 제약업계는 어느 산업보다 보수적 경향이 강한 업종이다. 최첨단 연구·개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이지만 각 회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빗장을 단단히 걸어두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제약산업의 생태계에서 비롯됐다. 내수시장에서 복제약 장사만으로도 기업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지속되다 보니 수백 개 제약사가 난립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굳이 혁신을 요구하거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목마르지도 않았다.

가까운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인구 수만 한국의 2.5배에 육박하는 일본은 더욱 큰 내수 시장에서 한때 2000여 개 중소 업체가 나눠 먹기 판을 벌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일본 정부가 약가 인하 정책을 도입하면서 새판이 짜였다. 수익성이 악화한 소규모 회사들은 대거 정리되고 대형 제약사들은 인수·합병(M&A)에 뛰어들었다. 다케다, 다이이치산쿄, 아스텔라스 등은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세계 50대 제약사 대열에 속속 합류했다.

글로벌 제약 공룡들도 M&A를 가속하고 있다. 이들은 수십조 원대 M&A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와 시장 영향력 확대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추세다. 올해 초에도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 세엘진을 약 83조 원에 인수하면서 단숨에 세계 5위권 제약사로 뛰어올랐다.

반면 최근 5년간 국내 제약업계 M&A는 10여 건에 불과하고, 거래 규모도 평균 2000억 원대 수준에 머무른다. 이는 제약업계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오너 중심의 폐쇄적인 기업 운영 방식에 기인한다. 제약사가 너무 많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면서도 당장 자기네 간판을 내리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연간 매출액 1조5000억 원을 올리는 국내 1위 제약사 유한양행의 위치는 글로벌 시장에서 80위권 수준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기술력만큼 규모도 중요하다. 이제 국내 제약업계도 공격적 M&A란 카드를 고심하고 활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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