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서구권 5G 배제에 타격…런정페이 설립자, 감원 공개적으로 언급

입력 2019-01-21 16:20

배준호 기자 baejh9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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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수년간 어려운 시기에 대비해야…5G, 4G처럼 쉽지는 않을 듯”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겸 CEO가 15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외신 기자들을 불러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선전/AP뉴시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에서 자사를 배제하려는 서구권 국가들의 움직임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감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간 전체 상황은 예상했던 만큼 밝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이지 않은 목표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평범한 직원 고용을 포기하고 인건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경고성 이메일은 화웨이에 대한 안보 우려가 구미에서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캐나다 당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초 런정페이의 딸이자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구속했다. 이달 폴란드에서는 중국 정보기관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화웨이 현지 영업책임자가 체포됐다.

미국,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영미권 국가에 이어 지난주에는 독일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5G망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초당파 의원 그룹이 반도체 등 첨단 전자부품에 대해 중국 양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여름 ZTE에 부과했던 제재를 다시 도입하고 확대하는 내용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는 지난해 11월 간부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기업 경영 세미나에서 향후 직면할 어려움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런정페이가 18일 전사 직원 모두에게 같은 취지의 편지를 보냈으며 자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시했다.

그는 “5G는 4G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기저기에서 지뢰가 터질지 모른다. 심지어 큰 폭발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18만 직원을 먹여 살려야 한다. 임금과 급여, 배당금이 현재 연간 300억 달러(약 33조8340억 원)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연매출은 20년 전의 10억 달러 미만에서 지난해 1000억 달러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런정페이 CEO는 폭발적인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모든 일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가운데 우리는 전략적인 확대 단계에 있었으며 파괴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확장해나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 각지의 모든 자회사가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종합적인 승리를 달성하려면 어떤 방식으로든 조직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0월 인사담당 임원에게 보낸 메시지도 18일 모든 직원에게 공개됐다고 FT는 전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런정페이는 전사적 차원의 혁명을 촉구했다.

런정페이는 미디어 노출을 꺼려왔으나 지난주 4년 만에 침묵을 깨고 외신 기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으며 수일 후 전체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런정페이 #화웨이 #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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