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인싸 따라잡기] “다 똑같은 책상이 아냐”…‘데스크테리어’로 변신한 회사 ‘내 자리’

입력 2018-12-28 16:36

기정아 기자 jjonga1006@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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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테리어 #책상인테리어 #케렌시아 #모니터받침대 #스투키 #틸란드시아 #카카오프렌즈 #헬로키티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약 7뼘, 내가 있는 공간

하루 9시간, 내가 머무는 시간

월ㆍ화ㆍ수ㆍ목ㆍ금, 매번 반복되고 매번 함께하는 그 일정한 공간과 시간.

지루하고 삭막하고 칙칙한 그곳과 그 시간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머물고 싶은’, ‘포근한’, ‘활력소’라는 단어를 추가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데스크테리어’에 집중한 인싸들.

‘데스크테리어’
: ‘Desk(데스크‧책상)’+‘Interior(인테리어)’의 합성어로 사무실 책상을 취향대로 꾸미는 것.

‘아침마다 생각한다. 회사 가지 말까’, ‘워얼화아수우모옥금퇼’, ‘정신없이 바빴는데 아직 두시’

회사, 직장생활을 관통하는 ‘짤’에 나온 문구들이다.

회사라는 곳이 결국에는 버텨내고 인내해야 하는 곳이라면, 그래도 조금 더 기쁘게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만들어가자는 긍정적인 이들의 슬기로운 회사생활이 바로 ‘데스크테리어’다.

‘데스크테리어’는 회사 내 ‘케렌시아(안식처‧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로도 자리 잡았다. ‘데스크테리어 족’은 자기만의 취향을 맘껏 뽐내며 회사 내 ‘내 공간’을 만들고 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색’에 꽂힌 ‘데스크테리어 족’이 대표적이다. 회사와 핑크. 매우 상반된 이 두 조합을 하나로 만들고야 만 ‘데스크테리어 족’이다.

핑크 모니터 받침대, 핑크 마우스, 핑크 거치대, 핑크 서랍장, 핑크 가습기, 핑크 피규어… 핑크의 모든 것이 책상 위로 집합했다. 그야 말로 회사 내 ‘핑크 섬’이 등장한 것. 이곳에서는 딱딱한 보고서도 ‘핑크빛’으로 물들여질 것 같다. 그 핑크에 위로를 받는다면야. 그것으로 충분하다.

핑크뿐 아니라 깨끗한 화이트, 시크한 블랙, 포근한 우드 등 ‘데스크테리어 족’은 자신만의 컬러를 그대로 실현한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눈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거슬리는 ‘깔끔이 족’도 있다.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회사란 본디 어지러울 수밖에 없는 곳이지만 어지럽고 지저분하면 일이 안된다는 사람들.

이들을 사로잡은 ‘정리왕’ 데스크테리어 상품들도 많다. 수납부터 선 정리까지 완료되는 모니터 받침대부터 USB 잭, 핸드폰, 명함까지 끼워 넣을 수 있는 마우스패드까지 ‘정리의 신세계’가 열린다.

심신안정에는 뭐니 뭐니 해도 ‘피톤치드’다. 꼰대 부장의 내리꽂히는 질책에도 아닌 척 머리 굴리는 여우 같은 동기의 말도 나의 ‘미니 정원’ 앞에선 무장해제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인기 있는 사무실용 식물은 공기정화 능력과 음이온 효과가 뛰어나다는 ‘스투키’와 기공이 많아 실내 먼지를 잘 흡수한다는 ‘틸란드시아’가 대표적이다. ‘틸란드시아’는 흙 없이 유리병이나 접시에 올려 키울 수 있어 편리하다. 또 행운을 불러온다고 알려져 ‘애완식물’로 사랑받는 ‘마리모’도 있다.

깔끔과 평안을 함께 찾으려는 ‘데스크테리어 족’을 만족시킬 식물과 사무용품이 한곳에 합쳐진 서랍장도 등장했다. 선인장, 스파티필룸 등 실내공기 정화를 돕는 에코플랜트 17여 종과 함께 책, 전화기 등을 거치할 수 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귀엽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귀여운 피규어와 사무용품들이 책상을 점령한다. 짜증 나는 지시에도 내 앞 ‘라이언’이 날 웃게 한다. 뜬금없는 회식 제안(이라 읽고 '필참'이라 쓴다)에 울긋불긋해진 내 얼굴을 ‘타타’가 잠재워준다.

귀요미들이 있는 한 “그래 난 내일도 다시 여기에 올게. 기다려”를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취향만큼이나 피규어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피규어 뿐 아니라 귀요미가 그려진 거울, 가습기, 손목 받침대도 이들의 ‘취향저격’이다.

‘퇼’을 위해 기나긴 ‘워월화아수우모옥’을 버티는 직장인들. 또 다른 버팀목인 당신의 귀요미, 당신의 힐링 컬러, 당신의 피톤치드를 삭막하고도 침울했던 ‘내 공간’, ‘내 시간’에 살며시 들여다 놓는 건 어떨까.

#핵인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