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남방과기대 교수인 허젠쿠이는 홍콩 학회 개막 전인 26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특정 유전자를 제거했다고 밝혀 논란을 촉발했다.
허젠쿠이에 따르면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 아기인 여아 쌍둥이 루루와 나나는 현재 건강한 상태이며 실험을 한 이유는 이들 태아의 아버지가 에이즈 보균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아버지가 HIV 보균자이지만 어머니는 음성인 총 8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험했으며 그중 한 부부는 중도에 그만뒀다”며 “쌍둥이 이외에도 다른 한 명이 임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이즈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환자가 많은 심각한 질병”이라며 “태아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유전자 편집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의의를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례에 매우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그러나 연구 결과가 예상치 못하게 유출된 것을 사과한다. 현 상황에 임상실험은 중단됐다”고 말했다.
허젠쿠이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실었다고 밝혔으나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선전남방과기대는 자신의 연구를 몰랐다고 언급했다.
세계 과학계와 중국 정부는 연구 윤리 규정을 어겼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이번 연구는 무책임하다”며 “많은 과학자가 유전자 편집 기술을 고려하기 수년 전에 동의했던 윤리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사례는 과학자 커뮤니티에서 스스로를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의학적으로 필요한 실험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아버지에게서 태아로의 에이즈 감염 위험을 줄이는 기술은 이미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