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의 따뜻한 금융] 임팩트금융, 생태계를 만들자

입력 2018-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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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팩트금융 대표

아마존이 신음하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계가 농축산업 생산 확대, 광산 개발 등으로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지구 환경의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도 한다. 생태계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공존하면서 자연을 유지해 가는데 인위적인 조작들이 그러한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파괴하면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순한 사회는 큰 변화 없이 저절로 굴러갔는데, 복잡화·다양화하면서 많은 사회문제들이 나타난다. 이를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정책이 시행되지만 한 분야에서의 정책은 다른 분야의 문제점을 만들어 내곤 한다. 그래서 복잡해진 사회의 생태계를 잘 조성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한가? 경제의 규모가 커졌다고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는 격차와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복하지 않고 사회의 미래를 기대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누적되어온 여러 가지 경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속가능한 사회를 기대할 수도 없다. 성장 과정에서 뒤처진 소외계층과 취약계층을 품고 더불어 가는 성장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일 것이다.

내년 정부의 예산안은 470조 원. 올해 예산보다 9.7% 늘어난 수치이다. 그중 보건복지, 노동 등에 소요되는 예산은 162조 원으로 그 증가폭은 전체 예산보다 큰 11%에 달한다. 사회문제 해결과 관련된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여도 심화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양하고 복잡해져서 이제는 전통적인 ‘쏟아붓는’ 복지정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너무 많다. 사회문제가 경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경영 등의 시장적인 방법들을 융합하여 풀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투자적 접근 방식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하여 비즈니스 모델을 동원한다. 투여된 자원이 선순환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금융이라고도 불리는 임팩트 금융은 이러한 사회투자 방식에 재원을 공급하는 금융이다. 자본과 기업가정신을 동원하여 사회환경 문제를 개선한다. 외국에서는 그 규모가 120조 원에 달하며, 2020년에는 400조 원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팩트 금융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경제성장 전략의 일환이며 자본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임팩트 금융 규모는 15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나마 대부분이 정부의 재원이다. 국민이 다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정책 기조로 삼은 이번 정부 들어 많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의 한 흐름으로만 그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제까지 정권이 바뀌면서 이전 정권에서 역점적으로 추진되어 왔던 사업들이 계승 발전하지 못하고 사장된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재원의 공급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임팩트 금융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과 임팩트 금융이 만들어 내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평가해 보상해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임팩트 금융을 수행할 인력과 중간기관들을 육성하고 다양한 재원이 임팩트 금융으로 유입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팩트 금융의 뿌리를 심은 민간의 역량이 강화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는 재원의 공급과 함께 장기적 안목으로 이러한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한다. 그 생태계 위에 민간이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을 것이다.

“정부는 시장에서 직접 금융을 시행하는 일을 결코 잘할 수 없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 구성원들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환경을 만들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라는 세계은행의 권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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