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대혼돈의 국제 금융, 이제 한국은행은?

입력 2018-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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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경제학부 교수

국내 금융시장이 예사롭지 않은 요즘이다. 지난주 목요일까지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과 선물시장까지 국내 주식시장은 8거래일 연속 하락하였다. 이번 달에만 외국인 자금이 2조2832억 원이나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8거래일 동안에만 코스피는 약 9.6%, 코스닥은 약 15% 감소하였다. 특히 11일엔 7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는데, 2주간 하락한 수치는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30원 상승했는데, 11일 한때 10원 이상 급등하기도 하였다.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이 가해진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꼽는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는데 금리 인상으로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국내에 유입되었던 일부 외국인 투자금액이 유출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하락장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 FOMC는 2016년 12월부터 3개월마다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었고, 시장에 신호를 보내왔기 때문에 9월 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측된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즉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일까? 당연히 금리 이외에도 이번 하락장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은 여럿 존재한다. △이란 제재에 따른 석유의 공급 감소 우려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 위기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한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장 충격의 주요 원인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볼 만한 다른 측면이 있다. 바로 외국환 시장과 관련 있다. 올해 3월 처음으로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 후에도 국내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6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차가 더 커진 이후 하락한 코스피지수는 회복하지 못한 채 다시 9월 인상으로 추가 하락을 맞이했다.

처음 금리가 역전됐을 때만 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리 역전의 차이를 외환시장에서 만회할 수 있었다. 현물환율과 선물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 레이트(swap rate) 덕분이었는데, 마이너스 값을 갖게 되면 달러로 원화를 매입하고 다시 매도할 때 스와프 레이트만큼의 이익을 얻게 된다. 스와프 레이트는 1월 3개월물 기준 처음으로 마이너스 1%까지 하락한 이후 계속해서 마이너스 1%를 밑돌고 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 차이가 0.75%포인트가 되면서 마이너스 스와프 레이트를 이용한 차익거래 기회가 감소하여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유인이 축소되었다. 다시 말해 이번 자금 유출은 일시적인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추가적 금리 인상은 추가적 유출을 유발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의장이 청문회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발언했다. 게다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과 유럽의 유동성 축소 기조로 인해 신흥시장에서 1000억 달러의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여파로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게 된 것이다. 중국 상하이지수의 경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말 혼돈의 국제 금융시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Fed 의장이 미쳤다”고까지 말했다. 견고한 경제성장 국면에 들어서면서 꾸준히 상승했던 미국 증시가 단 며칠 만에 5% 이상 하락한 것에 대한 의사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IMF 총재와 JP모건 회장이 오히려 전문성을 갖춘 Fed의 결정을 지지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오랜 숙제인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는 분위기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급반전되었다. 한국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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