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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보는 경제] 더위, 진화적으로 적응하는 수밖에

대단한 더위다. 폭염(暴炎)으로 수은주가 나날이 신기록을 쓰고 있다. 공식 기록으로 40도를 넘었고 매일 밤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다. 1일 기준 이 더위로 국내에서 30명이 사망했고 2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더위는 앞으로 최소 10일 이상 계속될 것이란 예보다. 이 정도면 자연재해(自然災害)다. 정부가 폭염을 재해로 인정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을 준비 중이고 전기료 일시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한반도에 유별나지만 더위는 지구적 현상이다.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북미,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폭염에 휩싸여 있다. 일본에선 40도를 넘는 폭염에 125명이 사망했고 여름방학 연장을 검토한단다. 폭염으로 2020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쿄가 긴장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7월 말에서 8월 초에 열린다. 영국의 글래스고 과학센터 지붕이 녹아내렸고 독일에선 물 부족으로 발전소가 멈추는 바람에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춥다고 하는 북유럽 스웨덴에선 50건 이상의 산불이 일어났으며 노르웨이와 핀란드에선 30도를 넘는 이상고온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남부지방의 기온은 48도를 넘었고 캐나다에서도 40도가 넘는 폭염에 9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구의 기후변화는 그 영향이 엄청나다. 지구는 빙하기 이래 1만 년 전부터 기온이 상승하여 기원전 8000년경에 현재와 같은 기온이 되었다. 그러다 기원후 2세기경에는 현재보다 추워졌고 5세기경부터 상승해 6세기경에는 현재와 비슷하게 되었다. 7세기경엔 지금보다 한참 높았고 이후 서서히 하락하다가 11세기경에 급격히 추워졌다. 이 추운 시기는 오래 지속되어 18세기경까지 이른다.

지금까지 두 번의 한랭기가 있었고 첫 번째 한랭기에 로마가 망한다.

역사는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가 멸망하였다고 말한다. 게르만족은 유럽의 북쪽에 살고 있는 유목민이었다. 기원후 3세기경 게르만의 일부인 서고트와 동고트족이 흉노족의 일파인 훈족의 공격을 받아 서쪽으로 이동한다. 4세기경이 되자 이들의 이동은 더욱 진행되어 결국 쇠약해진 로마를 끝장낸다. 그런데 훈족은 왜 이동하면서 게르만족을 공격한 것일까. 세계적으로 3~6세기에 기후가 한랭했다. 이 시기는 지금보다 기온이 1.7도가량 낮았다. 위도가 높은 곳에 사는 유목민들이 기후 변동에 더 민감한 것은 불문가지, 초지(草地)를 찾아 남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4세기경, 게르만 유목민과 더불어 중국의 북방 유목민들도 남하했다. 그리하여 5호 16국 시대가 열렸다. 5개의 북쪽 오랑캐가 화북(華北)을 점령하고 16개 국가가 난립했다. 한마디로 기후 변화가 서양과 동양의 역사를 바꾼 것이다.

한반도도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 고구려는 남하정책을 펼쳐 낙랑군을 313년에, 314년에는 대방군을 정복하고 영토로 삼았다. 그리고 장수왕은 427년 수도를 평양으로 옮긴다. 두 번째 한랭기가 오지만 유럽은 그 중심 국가가 스페인과 포르투갈, 영국 등 해양성 기후 국가여서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원나라가 명나라로 왕조가 교체된다. 한반도에서도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선다.

이 폭염의 끝은 무엇일까. 가뭄과 폭염으로 국내 채소류 물가가 비상이다. 배추와 무, 시금치 값이 폭등했고 강한 햇볕에 과일은 갈라 터지고 있다. 축사에서 지내는 가축들은 일사병에 쓰러지고 농작물은 가뭄에 시달린다. 세계 밀 생산이 약 10%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밀 수확량이 대폭 감소해 세계 곡물가격 폭등이 예상된단다.

지구는 기온상승기에 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지구 기온은 1.5도 상승했다. 물론 현재도 상승 추세다. 여기에 탄소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촉매작용을 하고 있으니 폭염은 올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자연재해 인정도 좋고, 전기료 인하도 좋다. 재생에너지 사용도 좋고, 탄소배출 규제도 좋다. 그러나 이 기후변화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동남아의 생활양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준훈 시인, BCT 감사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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