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역전쟁에 ‘빚과의 전쟁’은 뒷전으로 밀려나

입력 2018-07-13 08:58 수정 2018-07-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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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통화정책 억제 완화할 것…성장 위축 초조감 커져

중국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던 부채 감축 목표가 미국과의 무역 전쟁, 경기둔화라는 현실 앞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고위관리들은 최근 부채 감축 등 금융리스크 억제가 현재 정책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금융당국들은 은행과 기타 기관의 위험성이 높은 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연기하고 있다. 규제가 투자의 씨를 말릴 수 있다는 우려와 이미 경기둔화와 무역 전쟁으로 흔들리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국무원은 지난주 이미 승인된 투자 프로젝트 실행 속도를 올리는 등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며 지방정부 감사에 들어갔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4월 회의에서 성장을 위한 정부의 선결과제를 조정할 뜻을 내비쳤다. 시 주석은 관련 부처에 금융 리스크를 억제해가면서도 국내 수요를 촉진할 것을 주문했다. 2015년 이후 중앙정치국에서 경제 성장을 이처럼 강조한 것은 처음이다.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6.5%를 웃돌면서 시 주석은 지난 2년간 부채와 금융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경제를 견고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목표가 오히려 공장 투자 감소로 인한 가계 소비 감소와 기업 부도 증가를 불러오면서 경기침체 불안감이 고조됐다. 게다가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를 더욱 위험으로 몰면서 시 주석의 부채 감축 목표는 유지가 불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미국 등 주요국에 대한 왕성한 수출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6.9%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6일 미·중은 서로 340억 달러(약 36조 원)에 달하는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옥스포드경제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에 추가로 선포한 2000억 달러가 넘는 관세가 2020년까지 중국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떨어트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현 시점에서 대출 옥죄기는 시기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당국자는 WSJ에 “올해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무리하게 진행됐다”며 “최근 신용 증가 폭과 공장, 고속도로 등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가 뚝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책적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달 말에 있을 정치국 회의에서 재정·통화 정책 부문을 더 완화할 방침이다. 4월에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들이 더 많이 대출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 규제를 풀었다.

다만 지금 부채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불안은 여전하다. 맥쿼리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242%에 달했다. 중국 기업들은 올 상반기에만 29억 달러에 달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주차오핑 투자전략가는 “정부가 다시 통제를 느슨하게 하면 국영기업들이 방만하게 부채를 늘릴 것”이라며 “진짜 위험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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