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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린의 벤처 칼럼] 의사결정, 인과관계가 중요하다

벤처와 일반 기업의 차이를 가장 크게 나타내는 마켓 상황은 바로 확실성이다. 벤처에 비해 기존 기업은 어떤 형태나 모양으로든 경영활동을 끌어온 기업 상품과 서비스군이 있고 반복적 생산과 판매로 얻어지는 정보와 데이터가 더 많다. 기존 상품이 나가야 하는 시장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체계화되어 있어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중·단기적 결정을 할 수 있다.

즉 지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량 증가, 상품군 조정, 자본을 더 투자해야 할 마켓 등을 결정할 수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이런 의사결정 방법이 얼마나 유용하고 적절한가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 판단해야 하겠지만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발굴하고 만들어 내야 하는 벤처 상황보다는 의사결정에 훨씬 유리하다.

이에 반해 아직 시장의 제품 수용 여부와 정도가 크게 불확실하고 여러 방법을 통해 적합한 모델로 피봇해야 하는 요구가 큰 벤처 상황에서는 이런 인과관계를 고려한 의사결정이 좀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벤처에 권장하는 전략은 ①좀 더 유연하고 유동적으로 상품이나 수익모델을 적응시키고 ②그때그때 시장 상황에 맞추어 빠르게 생산라인을 증감하고 ③감당할 수 있는 손해의 범위 내에서 ④파트너로부터 어느 정도 요구를 받은 범위 안에서 상품 개발, 수량, 자본투자, 미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

벤처는 수요 예측이 어렵고 모델을 자주 바꿀 수밖에 없다는 전제 아래 권장하는 이런 방법을 ‘이펙추에이션(effectuation)’ 전략이라고 부른다. 한국에서도 이 말을 영어 단어 그래로 사용하는데, 한국어로 정확한 번역은 어려우나 단어의 뜻은 ‘효력 발생 방법’ 또는 ‘달성 수단’ 등으로 이해하면 적절하겠다.

이펙추에이션 방법이 인과관계에 바탕을 두거나 인과관계의 정보를 포함해 벤처 의사결정을 하는 것보다 더 성공적인지 여부는 아직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즉, 이런 전략 의사결정을 우리 벤처교육은 크게 강조하고 있지만, 주로 크게 성공한 벤처 창립자의 교육과정에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되는 것일 뿐, 경우의 수가 좀 더 크고 현실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전략이 벤처 성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아직 큰 근거가 없다.

사실 나와 박사과정 학생이 진행 중인 연구에 의하면 이펙추에이션은 3년 이상 마켓에서 살아남아 미래를 바라보는 벤처에는 그리 큰 도움을 주는 전략이 아닌 것으로 나온다. 특히 3년을 넘어 펀딩 필요가 큰 벤처에 기업 전략이 이펙추에이션으로 진행되면 오히려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다. 초기 벤처 전략에는 이펙추에이션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3년이 넘어가면 데이터와 마켓 경험을 최대한으로 들고 와서 인과관계를 추적하는 전략이 실제 성과가 훨씬 크게 나오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 벤처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우리 벤처 교육은 아직도 많은 경우 막 시작하는 벤처의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펙추에이션의 전략 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벤처 생태계도 이제 어느 정도 초창기를 떠나 청년기로 접근하고 있다. 벤처가 활성화하는 나라에서는 벤처의 청년기를 3~8년 마켓에서 살아남은 상황을 말한다. 사람도 유년기에 필요한 교육과 청년기에 필요한 교육이 다른 것처럼 청년기 벤처에 필요한 교육은 어떻게 인과관계 바탕의 전략을 이펙추에이션 전략과 결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조에린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경영학과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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