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 ‘환율’에 달렸다

입력 2018-03-22 09:50 수정 2018-03-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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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대기업들이 올해 환율 등락에 숨죽이고 있다. 수출기업의 경우, 원달러 내림세가 이어지면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탓이다. 당장 1분기 실적도 환율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니닉스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은 올해 실적의 주요 변수 중 하나로 환율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외화금융자산 및 외화금융부채의 환율변동위험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하면 2780억 원 손실을 본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기준 2220억 원보다 500억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영업실적과 관계없이 경영지표가 악화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감사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 10% 하락 시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에 6900억 원 손해를 끼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환율 하락은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악재다. 우선 수출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일 때 1만 달러를 수출하면 원화 환산 매출은 1100만 원으로 장부에 기재된다. 그러나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지면 원화 환산 매출은 1000만 원으로 하락한다. 수출 물량은 같지만 매출은 줄어드는 셈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이유로 쪼그라든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해 원화가 달러화를 비롯한 주요 통화 대비 전반적으로 강세를 기록함에 따라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대비 약 6600억 원의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실적에 대해 “전체 영업외비용이 3090억 원이 발생했는데 환율하락으로 인한 외환관련 손실 2620억 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역시 작년 4분기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어닝쇼크’의 원인 중 일부로 환율 하락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 “올 상반기 실적의 최대 변수는 환율”이라면서 “수출 비중이 높을수록 원화 약세가 유리하다. 원화가 10원만큼 약세로 전환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000억 원, 800억 원 증가한다”고 분석했다.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60 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 53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1분기 실적은 매출 8조6000억 원, 영업이익 5384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5847억 원)를 7.9%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실적 부진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환율을 꼽았다. 그는 “원화 강세로 수출 중심인 AS 사업부의 마진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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