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미북정상회담과 안희정 그리고 지방선거

입력 2018-03-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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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방선거를 10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들이 정말 마구 터져 나오고 있다. 하나는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대표되는 정치권의 미투 운동의 후폭풍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상 최초로 만난다는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다. 이 두 가지 이슈는 앞으로 지방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선 정치계의 미투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건부터 생각해 보면 이렇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의혹 사건은 당연히 충청권의 지방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안희정 전 지사가 충남 지사이지만 전국적 인지도와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일단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충청도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청도민들이 겪고 있는 실망감과 배신감 그리고 박탈감은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충청남도는 안희정 전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직선 도지사들이 모두 보수정당 출신이었을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었다. 이런 충청권의 정치성향과 안 전 지사에 대한 배신감이 혼합되면, 아마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충청권에서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문제까지 겹쳤으니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이렇듯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고전한다면, 그 여파는 총선까지 지속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튼튼한 지방 조직을 구축할 수 있고, 이런 조직들은 총선에서 밑바닥 민심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희정 사태에서 비롯된 이런 현상은 과연 충청권에만 머물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바로 5월에 있을 것으로 발표된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에 달려 있다. 미북 정상회담은 성격상 남북 정상회담과는 다르다. 남북 정상회담은 과거의 경우를 보면, 선거에 그다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했고, 2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에 치러진 대선에서 여당은 패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은 최초라는 역사성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라는 구체적 현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문제는 미북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벌써 미국 내에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제안을 덥석 받았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성격상 가능했던 것이고, 실제로 면밀하게 들어가 보면, 과연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상황이 됐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이로운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도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확실한 것은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위기지수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은 당연히 환영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올라,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안희정 파문은 충청권에만 머물고 전국적 차원에서는 여당이 유리한 환경 속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반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무산되거나,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도 확실하다.

요새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정치는 생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서 지금 분석이 앞으로도 맞아떨어질지는 모르는 것이다.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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