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ICO(암호화폐 공개) 제도권 편입 본격 논의를

입력 2018-03-05 10:3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해도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 기업들의 암호화폐 공개(ICO) 열풍은 이어지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의하면 2016년 약 2억5600만 달러였던 ICO 규모는 2017년에는 약 53억8400만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겨우 두 달이 지난 2018년에는 벌써 30억6000만 달러로, 전년도 대비 57%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모바일 메신저 기업인 텔레그램은 ICO를 통해 사전 판매만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8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사실 2017년 급성장한 ICO 시장은 2018년 전망이 불투명했다. 흐름을 유지하면서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와,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존했던 것이 사실이다. 부정적 예상의 이유로는 2016년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것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아직까지 상품화하지 못하고 개념 수준에 머물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사기 가능성이나 기술이 사업화하지 못할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ICO 시장은 회의적 시각보다는 기대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ICO는 기업공개(IPO)나 채권 발행과는 성격이 다르다. ICO는 블록체인 기반의 신생기업이 자본시장에서 공개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은 같지만 법정화폐 대신 비트코인 또는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를 받고 새로 개발한 코인을 주는 형식이다. 발행된 코인은 향후 신생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된다.

반면, IPO는 투자자들이 법정화폐를 내고 주식을 부여받는다. 발행된 주식은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을 가지게 되고, 계속 소유하게 되면 향후 소유 지분에 비례하여 배당받게 된다. 그리고 ICO는 회사채와 달리 이자 지급 절차 없이 초기의 코인 발행이 전부이다.

즉, ICO는 자본시장을 이용한 다른 형태의 자금 조달 방법인 것이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채권이나 주식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단기간에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벤처·중소기업에 더욱 용이한 자금 조달 수단이며 ICO 열풍이 지속하고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ICO시장의 급성장 배경에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있다는 것이다. 벤처기업 투자자들의 가장 큰 위험은 투자 자금의 회수 여부에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벤처기업이 일정 수준의 현금 흐름을 확보해 IPO까지 이르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채권이 아닌 지분 투자자는 상당 기간을 기다려야만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ICO에 성공한 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투자자들은 거래소를 통해 단기간 내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이러한 점은 다양한 투자자가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토록 하는 유인(誘因)이 된다. 따라서 유동성 증가와 금융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자의 시장 참가는 암호화폐 거래시장에 자본시장의 순기능인 정보 획득 및 가격 발견 기능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을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ICO와 암호화폐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은 금융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새로운 금융자산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금융기법과 금융상품들로 이어지고, 이는 금융기관의 수익구조 개선과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 다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스위스는 국가 차원의 IC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ICO 허브로의 위치를 더욱 견고히 했다. 미국도 현행 증권법 안에서 ICO를 관리하면서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중이다. 우리도 블록체인 산업 육성과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ICO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또 담배…근무 중 자리 비움 몇 분까지 이해 가능한가요 [데이터클립]
  • 일본은행, 엔저에도 금리 동결…엔ㆍ달러 156엔 돌파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민희진 "하이브, 사람 이렇게 담그는구나…날 살린 건 뉴진스"
  • 연이은 악수에 '와르르' 무너진 황선홍호…정몽규 4선 연임 '빨간불'
  • [컬처콕] "뉴진스 아류" 저격 받은 아일릿, 낯 뜨거운 실력에도 차트 뚫은 이유
  • 하이브, '집안 싸움'에 주가 5% 급락…시총 4000억원 추가 증발
  • "KB금융, 홍콩 ELS 보상 비용 8630억…비용 제외 시 호실적"
  • 오늘의 상승종목

  • 04.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847,000
    • -1.02%
    • 이더리움
    • 4,520,000
    • -0.7%
    • 비트코인 캐시
    • 705,500
    • +2.39%
    • 리플
    • 754
    • -0.92%
    • 솔라나
    • 206,300
    • -2.92%
    • 에이다
    • 671
    • -1.61%
    • 이오스
    • 1,190
    • -2.86%
    • 트론
    • 172
    • +1.78%
    • 스텔라루멘
    • 164
    • -0.6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500
    • -1.5%
    • 체인링크
    • 21,110
    • -0.61%
    • 샌드박스
    • 660
    • -2.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