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임추위에 행장 포함…당국, 금융지주 지배구조 검사 '이중잣대'

입력 2018-02-09 10:43 수정 2018-02-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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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행장과 사외이사 등 주요 경영진을 선출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에 현직 행장이 포함돼 있지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검사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사만 검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주요 임원 선출에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관여하는 것을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로 질타해온 만큼 우리은행을 검사에서 제외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행장과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의 후보군을 관리하고 선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현직 행장이 당연직(상임이사)으로 포함돼 있다. 우리은행 임추위원은 총 6명인데 5명은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나머지 1명은 현직 행장이다. 우리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도 ‘임추위에는 은행장을 포함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그간 KB금융,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이 주요 임원 후보를 선출하는 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 회장후보추천위 등)에 회장을 포함시켜 당국으로부터 투명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질타받은 것과 동일한 경우다.

우리은행은 타 지주사보다 지배구조 면에서 낙후된 부분도 있다. 다른 지주사는 내부 감사를 집행하는 감사위원을 뽑는 자리에 회장이 제외돼 있다. KB금융, 하나금융, 신한금융은 감사위원후보추천위를 사외이사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감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취지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감사위원후보위원회에 행장이 포함돼 있다. 우리은행처럼 최고경영자와 사외이사, 감사위원 후보를 임추위라는 단일 기구에서 선출하는 농협금융지주도 임추위에 회장은 제외돼 있다. 사내이사 자격으로 지주 부사장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지주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배구조 검사에서 제외했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지주사 9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22일부터 검사에 돌입했다. 대상은 신한, KB, 하나, NH농협, JB, BNK, DGB, 한국투자, 메리츠 금융 등 9곳이다. 금감원은 지난 2일까지 2주간 농협, JB, 메리츠 금융 등 3곳에 대한 검사를 끝마쳤다. 나머지 6곳은 설 이후, 이르면 이번 달 말께 검사에 들어간다.

금융당국 검사에 발맞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사추위와 회추위에 현 회장을 제외하겠다고 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이미 이사회 의결로 김정태 회장을 두 위원회에서 배제했다. KB금융은 8일 사추위에서 윤종규 회장을 제외했고, 회추위에서는 주주총회 때 제외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각 주주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구조인 만큼 행장 1인이 (후보 추천 과정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며 "현직 행장이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경우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주사가 아닌 우리은행은 검사에서 제외했고, 나중에 은행만 따로 할 순 있지만 현재로선 계획이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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