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IT 업계 사상 최대 빅딜…브로드컴, 퀄컴 인수 성사될까

입력 2017-11-07 08:34 수정 2017-11-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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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퀄컴에 부채 포함 1300억 달러 인수 제안…성사되면 삼성·인텔에 이어 세계 3위 반도체 업체로 도약하게 돼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퀄컴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인수를 제안하면서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퀄컴을 약 1050억 달러(약 117조225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퀄컴의 순부채가 약 25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브로드컴의 인수 규모는 130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브로드컴은 퀄컴 주주들에게 주당 70달러의 지분 매입을 제안했다. 현금으로 60달러, 브로드컴 주식으로 10달러를 각각 지불하는 방식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는 델의 646억 달러 규모 EMC 인수를 넘어서 IT 업계 최대 규모 M&A가 된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공격적인 M&A를 통해서 회사를 시가총액 기준 세계 4위 반도체 업체로 키워냈다. 퀄컴이 최근 애플 등과 소송전을 벌이고 각국 반독점 당국의 규제에 직면하는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이자 이를 기회로 잡아 퀄컴을 삼키려 한다고 WSJ는 풀이했다. 이는 무선 칩과 관련 기술에서 퀄컴이 지닌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퀄컴도 1년 전 세계 최대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 네덜란드 NXP세미컨덕터를 약 39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그 작업이 진행 중이다. 브로드컴은 NXP 인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퀄컴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이 인수에 성공하면 한국의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에 이어 세계 3위 반도체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아울러 브로드컴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대용량 통신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고, 퀄컴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통신 반도체 1위 기업이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로 통신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브로드컴에 따르면 퀄컴 인수 후 연매출은 NXP를 포함해 510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브로드컴 시총은 현재 1112억6000만 달러, 퀄컴은 911억2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탄 CEO는 성명에서 “통신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기술을 주도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협상력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퀄컴이 인수 가격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퀄컴 주가는 6일 장중 최대 3.5% 급등했으나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어 1.2% 상승으로 마감했다. 브로드컴은 자사에 우호적인 이사들을 퀄컴에 앉히고 내년 3월 열리는 퀄컴 주주총회에서 위임장 대결을 펼치는 등의 방법으로 적대적 M&A를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적대적 M&A를 성사시킨다 하더라도 장애물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공급업체에 대해 온화한 접근자세를 취한 적은 거의 없다며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오히려 아이폰용 반도체 판매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로드컴을 견제하고자 애플이 협상에서 강경하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각국 규제당국의 독점에 대한 우려도 걸림돌이다. 이미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오랫동안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최근 당국의 견제에 부딪히고 있다. 한국과 중국, 대만 등에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벌금 폭탄을 맞은 것은 물론 애플과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이런 압박 속에서 퀄컴의 지난 2017 회계연도 4분기(7~9월)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90%나 급감했다. 브로드컴과 퀄컴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여서 합병하면 전 세계에서 팔리는 모든 스마트폰에 로열티를 부과할 수 있다. 각국 반독점 당국이 절대 호락호락하게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이유다.

브로드컴이 떠앉게 될 막대한 부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퀄컴의 부채를 제외하더라도 브로드컴은 인수에 약 880억 달러의 현금을 필요로 한다. 이는 은행 대출 등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FT는 인수 이후 브로드컴의 부채가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다섯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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