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싸움’ 첨단산업, 기업은 투자하겠다는데…우리 정부가 ‘뒷덜미’

입력 2017-09-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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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핵심기술 뺏기면 어쩌냐”

공장증설하려는 삼성에 불편한 심기

승인 기다리던 SK·LG도 발만 동동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산업부·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산업부·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 간담회'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이 세계 시장서 싸워야 할 우리 기업들의 뒷덜미를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발 앞선 투자와 선제적인 생산시설 확대로 우위를 점하려는 첨단산업 관련 기업들은 투자 승인을 미루는 정부의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의 대규모 중국 투자 계획에 정부가 부정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 혼란이 일었다. 해외 보다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측 생각이다.

최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해 7조8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와 관련해서는 평택 등 기존 부지에 공장을 짓는 것이 고용 증대 효과 등의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에 공장을 지으면 기술유출과 사드 보복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도 있다. 이에 관해 삼성전자측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견해가 전해지면서 중국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클린룸 확장을,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 팹 건설을 계획 중이다.

삼성전자가 시안에서 추진하는 반도체 공장 증설은 사전 승인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 다만 반도체는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계획을 검토한 후 수정이나 보류를 요구할 경우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2006년 준공된 SK하이닉스의 우시공장은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중국 투자 부정론이 번져 투자가 중단될 경우 향후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공간이 추가 확보되지 않아 생산량 감소 등 효율 저하가 불가피하다.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가장 속이 탄다. LG디스플레이는 7월 25일 이사회를 통해 5조 원을 투자해 TV에 쓰이는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중국 광저우에 짓겠다고 결정했다.

OLED는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려면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민간 위원들의 기술검토가 진행 된 후 45일이 뒤에 승인이 되는데, 신청 후 두 달 이상이나 지났지만 논의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TV 패널에서 성숙기가 지난 LCD 대신 OLED로의 투자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공장 건립을 발표했지만 예상치 못한 정부 승인에 대한 불확실성이 발생하면서 중장기 전략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도화의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와 OLED의 경우 한발 뒤쳐진 중국업체들의 경쟁력 확보에는 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인데 정부가 해외 투자를 막는 것은 오히려 기업들의 뒷덜미를 잡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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