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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고양' 등장으로 지역상권 초 긴장

[이투데이 최영진 기자]

고객 싹쓸이로 기존 상권및 상가 부동산 시장 침체 불가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신세계는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고양’을 최근 개장했다. 하남점에 이어 두 번째다. 신세계는 앞으로 이런 초대형 복합 쇼핑몰을 인천 청라·경기 안성은 물론 창원 등 지방 대도시권까지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스타필드 고양점은 규모면으로나 취급 상품으로 봐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로 불렸던 하남점보다 훨씬 크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콘텐츠가 가득하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다 좋아할 수 있는 형태다. 아내와 남편이 각기 선호하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서로 즐기면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단위 놀이 시설도 당연히 구비돼 있다.

하루 종일 머물어도 지겹지 않다. 다시 방문해도 새롭다. 친구들과 노닥거리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전시된 상품은 다양하고 가격도 싼 편이다.

스포츠 몬스터에는 실내 짚 코스터·드롭 슬라이드·디지털 미식축구·양궁 등 30여 종의 다양한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다. 골프 연습이나 수영·당구 게임도 가능하다.

일반 쇼핑몰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온갖 종류가 망라돼 있고 가격까지 싸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곳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주일 등 인파가 몰리는 날 혼잡한 교통 문제 말고는 별로 불편한 게 없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이 이 곳을 찾는다. 물건을 팍팍 사고 신나게 먹거리도 즐긴다.

반면에 인근의 기존 동네 상권은 거덜이 날판이다.

이미 명성이 난 곳은 견딜만 하나 보통의 상가는 타격이 심하다. 단골 고객마저 대형 쇼핑몰에게 뺏기는 처지다.

장사가 안 돼 상권을 지키던 상인들도 하나씩 짐을 싸는 현실이다.

공룡 복합 쇼핑몰 개장 이후 활기가 넘치던 동네 상권은 쑥대밭이 될 지경이다.

상인들의 손실은 말 할 것도 없고 상가 건물주마저 힘들어 한다.

임대료를 낮춰도 입주할 상인이 없다. 상권 자체가 쇠락해져 빈 상가가 수두룩하다.

상가를 구입할 때 빌린 대출금 이자도 못 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유통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은 예전의 순수 쇼핑몰이 아닌 놀이와 쇼핑이 복합된 공룡 유통 공간으로 진화돼 주변 상권의 고객을 싹쓸이 해간다.

스타필드 하남점의 위력은 하남 기존 시가지는 물론 서울 강동·구리·남양주지역까지 미친다. 관련 지역의 기존 상권 매출이 확 줄고 있다고 한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하남 기존 시가지 의류점들의 매출이 뚝 떨어졌고 음식점들도 장사가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이번에 개장한 스타필드 고양은 하남점보다 위력이 더 세다. 하남에 없는 각종 체육시설이 대량 포진돼 스포츠 관련 상가에도 영향을 줄 것 같다.

치열한 경쟁으로 먹고 살기가 빠듯했던 동네 상가들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소리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야 생활밀착형 업종으로 갈아 탈 여지가 있지만 스타필드와 경쟁 관계인 상가는 탈출구가 안 보인다.

하남점의 파급 영향을 볼 때 고양점 주변 상권도 같은 운명에 처해질 게 분명하다.

서울 구파발역세권이나 연신내는 직격탄을 맞을 게 확실하고 일산권과 기존 고양 구도심권도 찬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거리가 먼 파주도 영향권에 들어간다.

더욱이 고양점이 들어서 있는 삼송 신도시권에는 스타필드 말고 이케아(원흥지구)·롯데복합쇼핑몰(구파발역)까지 생겨나 이 일대 지역상권은 어쩌면 존폐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

고객들은 아무래도 쇼핑하기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대형 복합쇼핑몰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이는 기존 상권의 고객이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지난해 6월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점의 연 매출은 8500억원이고 고양은 6500억원으로 예상한다.

이 많은 매출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신규로 창출된 부분도 있지만 대개는 주변 상권의 매출이 스타필드로 옮겨 온 거다.

그만큼 주변 상권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는 상가 부동산 시장에도 엄청난 파장이 생길 것이라는 의미다.

신세계측은 주변 상권과 협의해 상생방법을 찾는다고 하나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장사를 하던 사람 중에는 스타필드 종업원으로 취업할 수 있겠지만 그럴 처지가 안 되는 상인은 꼼짝없이 생업을 잃게 된다.

상인이야 그렇다 치고 상가 부동산 시장은 어쩔 도리가 없다.

신세계측에서 매입하거나 임대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는 퇴락을 피할 길이 없다.

선진국들은 어떤가.

미국은 대형 유통이 상권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우리처럼 동네에는 구멍가게가 없다. 생필품을 사려고 해도 외곽 대형 쇼핑몰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유럽 쪽은 좀 다르다. 대형 쇼핑몰은 극히 제한적이다. 도시 곳곳에 전문 매장은 있지만 스타필드처럼 먹이감을 통째로 삼키는 공룡 쇼핑몰은 안 보인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대형 복합쇼핑몰의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분위기다.

우리도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상가 관련 단체 등의 반발로 공룡의 진입이 무산되는 일도 벌어진다.

부천 스타필드·서울 상암 롯데복합쇼핑몰·여수 이마트 트레이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룡 유통망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폐해가 막대해서 그렇다.

지자체들은 골목상권을 살려야 지역경제가 발전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다고 대형 복합 쇼핑몰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더할 나위없는 공간이다. 막무가내로 배척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부동산 부문에서도 그렇다. 상업용은 예후가 안 좋으나 주거용은 앞날이 창창하다. 특히 매장 근무자 주거용으로 꼽히는 원룸 혹은 투룸 빌라주택과 오피스텔의 인기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

스타필드 고양점 개장을 계기로 인근에 주거용 오피스텔 사업을 벌여 돈 방석에 앉은 개발업체가 여럿 있을 정도다. MDM과 피데스개발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주변에는 신규 오피스텔 사업장이 많다. 주변 아파트값도 강세다. 주거환경이 좋아진 영향이다.

스타필드 하남점 개장 때도 그랬다. 하남권 아파트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특히 원룸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시장은 대박이 났다. 신도시 미사지구는 스타필드 덕을 톡톡히 봤다.

그렇다 해도 대기업의 공룡 유통시설 등장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집값이 오르면 집 주인이야 좋겠지만 세입자의 삶은 더욱 팍팍해진다.

돈이 복합쇼핑몰로만 몰려 소득이 양극화가 심해지는 점도 문제다.

대자본이 덤비면 서민은 배겨날 재간이 없다. 지자체로서는 세수가 확대돼 좋을지 모르지만 지역경제 피폐로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해진다. 수익이 골고루 분배돼야 지역경제 기반이 튼튼해진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안이다.

물론 기존 유통시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기 딱 알맞다. 작아도 강한 지역상권이 돼야 공룡 쇼핑몰과 경쟁이 가능해 진다.

대형 복합 쇼핑몰을 탓이기 전에 지역 상인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소리다.

그렇지만 대형 복합쇼핑몰을 그대로 방치하면 지역상권이 쇠락해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 차원의 공생 모델이 나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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