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고개숙인 BBQ, 정부 압박에 “유통마진 공개하겠다”

입력 2017-07-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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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제도 도입… “편법 증여 의혹, 윤 회장이 직접 밝힐 것”

▲BBQ 김태천 대표이사(왼쪽), 박열하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오른쪽) 이 패밀리-BBQ 동행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BBQ)
▲BBQ 김태천 대표이사(왼쪽), 박열하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오른쪽) 이 패밀리-BBQ 동행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BBQ)

BBQ가 유통마진을 공개하라는 정부 정책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한편 가맹점주의 필수품목 구매 최소화, 인테리어 자체 공사 등 공정한 가맹사업을 위한 ’동행방안’을 내놓았다. 로열티 제도 도입, 유통마진 공개 등 BBQ가 발표한 방침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어서앞으로 다른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BBQ는 두차례 치킨 가격 인상 단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며,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거둬가기로 한 과정에서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혐의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면피를 위한 뒷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태천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부회장)는 27일 서울 중구 BBQ종로관철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외식업종 필수물품 마진 공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추가로 필요시 품목별 유통마진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업체 가운데 유통 마진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BBQ가 처음이다. 그동안 BBQ를 비롯한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에 식자재 등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매입가격에 마진을 붙여왔지만 마진 규모 등의 정보를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공정위는 이를 불공정행위 사례로 분류, 지난 18일 ‘가맹분야 불공정행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올 12월까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가맹사업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치킨업계 1위인 BBQ가 마진 공개를 업계 최초로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도 이같은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가맹본부와의 정부 비대칭이 해소되면서 가맹점주들의 자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타 업체들의 반발이 예상되지 않냐는 질문에 김 부회장은 “경쟁사에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기업이 투명하지 않으면 프랜차이즈의 제2도약이 어렵다고 판단, 프랜차이즈 산업이나 가맹점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마진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마진 공개가 결정된 필수품목에 대해서는 “BBQ 치킨의 맛을 좌우하는 생닭,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소스 파우더 등을 중심으로 고려 중”이라며 “필수품목을 최소화하고 필수품목을 제외한 항목들을 가맹점들이 자율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테리어도 가맹점주가 자체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디자인 개발비와 감리비 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BBQ는 앞으로 로열티 제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필수품목 최소화, 유통마진 공개 등이 이뤄질 경우 가맹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로열티를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이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를 지급하지 환경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로열티 제도가 자리잡지 못했다고 본다”며 “정부가 이러한 근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방향을 잡은 만큼 BBQ도 이를 수용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주에 부담을 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추진하진 않을 것”이라며 “로열티가 도입되면 필수품목에 대한 마진은 줄어드는 식으로 동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설명했다.

BBQ는 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수평적 관계를 정착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함께 판매·구매 가격, 광고 및 판촉 관련 의사 결정을 하는 ‘패밀리-BBQ 동행위원회’를 설치하겠다”며 “또 가맹점주들로만 구성된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의견 수렴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회사 내 분정조정위원회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외부인사가 없어도 내부 평가를 통해 객관적인 가맹점주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공정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동행방안 발표가 뒷북 조치가 아니냐 지적에 대해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부회장은 “갑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시대적 요구가 나오는 작금의 상황에서 BBQ가 한국프랜차이즈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대안을 내놓기 위해 마련한 자리” 라고 선을 그었다.

이같은 상생 방안으로 본사부담금이 늘어 치킨 가격을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늘까지 가격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BBQ가 치킨값은 타 업체에 비해 1000원가량 비싸지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건강한 치킨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BBQ는 업계 최초로 ‘패밀리 주주제도’를 도입해 성장결과를 가맹점과 공유하고, 사회공헌 활동도 전개한다. 청년창업 지원을 위해 일정기간 점포 운영 후 매장을 주는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으며 우선 5개의 시범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BBQ는 8월 중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9월부터 동행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판매, 구매가격, 광고, 판촉 등 BBQ의 가맹사업에 필요한 주요 정책을 협의, 의결하는 실질적 대표기구 역할을 한다.

한편 최근 윤홍근 BBQ 제너시스 회장이 자신의 아들에게 수천억 원의 가치를 지닌 회사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 의혹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BBQ는 곧 해명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박열하 부사장은 “지분을 둘러싼 문제에 관련해서는 윤 회장이 직접 밝힐 것이며,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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