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제시카 트레이시 ‘프라이드’

입력 2017-07-24 10:39 수정 2017-07-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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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

사람은 보상만으로 움직이는 존재는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뭔가 가치 있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고 느낄 때 기쁨을 느끼고 최선을 다한다. 제시카 트레이시의 ‘프라이드’는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탐구한 책이다. 저자가 15년간 심리학자로서 연구한 결과 발견한 것은 자부심(pride)이다. 프라이드야말로 성취, 창조 그리고 혁신을 추구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이다. 프라이드를 느끼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가 바로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긴 여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야심을 자극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라이드’는 자부심 혹은 자존감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스스로 기분 좋게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인간은 분노, 두려움, 기쁨 그리고 슬픔 등에 의하여 행동하기도 하지만 프라이드를 느끼기 위해 행동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북미를 포함해 이탈리아와 아프리카의 소수 인족에게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입수한 풍부한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 “땀 흘려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감정은 자부심이다. 자신이 바라는 사람이 되기 위한 모든 일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놀기보다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나 중독성 강한 일을 포기하는 것은 단순한 쾌락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의 연구 결과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연구 결과를 굳이 참조하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 자신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자부심이 항상 긍정적인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프라이드는 무언가를 이루어 냈다는 성취감과 관련되어 있는 반면에 오만한 자부심은 자기중심적 성향이나 자만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도 지위나 부(富)의 사닥다리를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진정한 자부심 때문에 성공에 이른 사람이 이후에 오만한 자부심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저자는 이런 대표적인 인물로 초반의 성공과 명성에 취한 나머지 스포츠맨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약물로 더 높은 성공을 추구했던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을 든다. 오만한 자부심에 빠지는 위험을 피하길 소망하는 사람에게 주는 저자의 답은 간단하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또한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되새길 때, 오만의 위험성을 유념해야 한다. 우리가 찾던 자부심은 자신이 이룬 성취와 성공을 되돌아볼 때보다는 목표한 바에 도달하는 ‘과정’이 가져다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책에 등장하는 흥미로운 사례 가운데 하나가 미국에서 가장 입학하기 힘든 웨스트포인트 입학생 이야기다. 지친 생도를 위한 휴식이 없는 웨스트포인트에는 1학년 여름이 곤죽이 되어 자퇴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이렇게 우수한 사람들 가운데 누가 궁극적인 성공을 성취하는 것일까. 생도 1만329명을 상대로 “왜 이곳을 선택하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다음 10년이 지났을 때 그 결과를 평가하였다. 그랬더니 명성이나 돈과 같은 자아(自我) 외적인 이유를 선택한 생도들보다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어느 분야에서 일하건 역량을 갖춘 지도자로 성장하고 싶다고 답했던 생도들이 성공적 인물로 성장했다.

프라이드를 깊숙이 탐구한 이 책은 저자가 펴낸 첫 번째 대중도서답게 풍부한 연구 결과들이 소개되어 있다. 프라이드에 관한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움직이는 힘과, 이를 강화하는 데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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