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52. 삼한국대부인 김씨(三韓國大夫人 金氏)

입력 2017-07-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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德으로 집안을 잘 다스린 고려 귀족부인

삼한국대부인 김씨(三韓國大夫人 金氏·1258~1339)는 광산 김씨로 아버지는 참지정사(叅知政事)를 지낸 김연(金鍊), 어머니는 추밀원 좌부승지(樞密院左副承旨)를 지낸 유홍(庾弘)이다.

김씨 부인은 선량하고 현명하며 자애로우면서도 엄격하였다. 남양부원군(南陽府院君) 홍규(洪奎)의 부인이 되어서는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도리를 다하였다.

홍규는 남양 홍씨로, 무인 집정이었던 임연(林衍)의 사위였다. 임연이 죽고 그의 아들 임유무(林惟茂)가 집권하자 자문 역할도 하였다. 그러나 1270년 고려 왕실이 원과 화의를 맺고 개경으로 환도할 때, 왕의 명을 받아 임유무를 처단하였다. 이후 홍규는 첫 부인과 사별했거나 이혼하고, 김씨 부인과 재혼하였다.

김씨 부인은 1남 5녀를 낳았는데, 아들은 전라진변만호 대광 삼사사(全羅鎭邊萬戶大匡三司使)이고, 큰딸은 원나라 좌승상(左丞相) 아홀대(阿忽台) (혹은 아고대(阿古大))와 혼인하였으며, 2녀는 찬성사(贊成事) 정해(鄭瑎)에게 시집갔고, 3녀는 충선왕의 왕비인 순화원비(順和院妃)이다. 4녀는 찬성사 원충(元忠)과 혼인하였고, 5녀는 충숙왕의 왕비이자 충혜왕과 공민왕의 어머니인 명덕태후(明德太后)이다. 딸 둘이 왕비가 되고, 딸 하나는 원의 고관대작과 혼인했으며, 그 자손들이 모두 높은 벼슬을 하여 가문의 성함이 고금에 비길 바가 없었다.

장녀가 원의 아홀대와 혼인한 데는 곡절이 있었다. 충렬왕이 공녀를 선발할 때 홍규의 딸도 거기에 포함되었다. 홍규는 딸을 빼내고자 권력자들에게 뇌물을 주었으나 여의치 않자, 딸의 머리카락을 잘라 버렸다. 제국대장공주(齊國大長公主)가 이 소식을 듣고는 크게 성을 내어 홍규를 잡아 가두고 혹독한 고문을 하였으며, 재산까지 몰수하였다. 또 그 딸을 잡아 가두고 심문하니 딸이 머리를 자른 것은 자신이며, 아버지는 모르는 일이라 하였다. 화가 난 공주는 그녀를 쇠로 만든 매로 난타하게 하였는데, 피부가 온전한 데가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끝내 굴복하지 않았다.

재상과 원로들이 홍규는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라 작은 죄로 무거운 형벌을 할 수 없다며 용서를 청했지만, 공주는 듣지 않고 홍규를 섬으로 귀양을 보냈다. 다시 신하들이 간하자 재산은 돌려주었지만, 그의 딸은 원나라 사신 아홀대에게 주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아홀대의 처가 되었으나, 홍규의 딸은 원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한 것 같다. 1339년 삼한국대부인 사망 당시 아홀대는 좌승상의 지위에 있었고, 홍규의 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도 각각 어사대부(御史大夫)와 동지휘정원사(同知徽政院使) 벼슬에 있었다.

김씨 부인은 남편 홍규가 1316년 사망한 뒤 혼자 20여 년을 살다 82세가 되던 1339년에 사망하였다. 그 사이 남편의 측실(姬媵)이 따르고, 무리들이 복종하였다는 데서 그녀가 너그러움으로 집안을 잘 관리했음을 알 수 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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