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침몰하는 한진해운과 함께할 ‘돈’ 이야기

입력 2016-08-3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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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유일한 동아줄이었던 채권단이 추가 자금지원을 거부했거든요. 텅 빈 주머니로 내년까지 막아야 할 돈이 1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택할 방법은 사실 이것밖엔 없었습니다.

물론 ‘법정관리=파산’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법원에서 파견한 법정 관리인이 회사의 재무구조를 살펴본 뒤 살리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면 회생절차를 밝게 되죠. 하지만 한진해운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미 알짜자산을 모두 팔았기 때문에 존속가치가 높지 않거든요. 문을 닫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입니다.

나락으로 내몰린 한진해운의 ‘빚’은 얼마나 될까요?
1, 선박금융 2조4600억 원.
2, 회사채 1조2700억 원.
3, 장ㆍ단기 차입금 7800억 원.
4, 총 차입금 = 4조8500억 원.

‘빚 고리’를 끊은 건 다행이지만, 앓던 이를 뽑으려면 출혈은 불가피합니다. 일단 한진해운이 청산되면 그동안 투입된 혈세 1조 원은 공중분해 됩니다. 회사채를 산 개인 투자자들은 600억 원을 잃게 되고요. 자금을 빌려준 은행도 부담을 떠안아야 하고, 대한항공ㆍ한진칼 등 계열사들도 손실을 피할 수 없습니다.

침몰하는 한진해운의 운명을 따르는 돈, 얼마나 되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출처=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출처=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 혈세 1조1400억 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무가 동결됩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지원금 6600억 원(일반채무 3400억 원+ 채무보증 300억 원)을 못 받게 되죠. 수출입은행 500억 원도 마찬가지고요.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은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4300억 원을 대신 물어줘야 하는데요. 회사채 신속 인수제에 참여하면서 한진해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 지급보증을 서줬기 때문입니다.

◇ 개인 회사채 600억 원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 잔액은 6월 말 기준 1조1900억 원입니다. 공모사채가 4200억 원, 사모사채가 7700억 원인데요. 금융당국은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 보유액이 600억 원 수준인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시중은행 익스포저 2890억 원
시중은행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한진해운에 대한 은행들 익스포저(대출ㆍ투자금뿐 아니라 복잡한 파생상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총 손실금액)를 살펴보면요. KEB하나은행이 890억 원으로 가장 많고요. NH농협 760억 원ㆍ우리 700억 원,ㆍKB 540억 원 순입니다. 제2금융권은 1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고요. 다행히 은행들은 이 돈을 충당금으로 쌓아놨다고 하네요. 금융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 대한항공 손상 차손 4310억 원
계열사들도 출혈을 감내해야합니다. 우선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들고 있는 한진해운 자산은 △지분 33.2%(2015년 장부가 4450억 원) △영구채 2200억 원 △영구교환사채(EB) 차액 정산에 대한 총수익스왑(TRS) 1570억 원 등인데요. 올해 2분기까지 3910억 원은 손실로 반영했지만, 나머지 4310억 원이 문제입니다. 한진(2350억 원)과 한진칼(1855억 원)도 지난해 상표권과 운영권을 사주는 방식으로 한진해운에 유동성을 공급했죠. 자산은 남겠지만, 가계부에 ‘마이너스(-)’를 적어 넣는 일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출처=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보이지 않는 돈 17조 원+α
해운업 ‘1위’의 침몰은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세계 3위 항만, 부산항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데요. 환적 물량이 최대 70%나 급감하면서 연간 4400억 원의 피해를 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요. 유관 산업까지 따져보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지는데요. 선주협회는 최대 17조 원 손실, 일자리 2300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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