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통합 1주년…건설, 사업 정상화 계속될까?

입력 2016-09-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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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후 삼성물산의 지난 1년은 각고의 시간이었다. 삼성물산 전반을 주도하는 건설부문의 해외사업 부실이 이어지면서 실적은 적자의 늪으로 곤두박질쳤고 주택사업 매각설은 잠잠해지면 수면위로 떠올랐다. 조직슬림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옷을 벗었고, 일부 직원들은 장기 휴직제도를 신청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통합 삼성물산은 1일 합병 1주년을 맞았다. 별다른 공식행사가 없는 조용한 1주년이 될 전망이다.

통합 삼성물산의 지난 1년은 부실 털기에 집중한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때 신성장동력으로 추진됐던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는 지난해 삼성물산에 8500억원에 이르는 손실은 안겼다. 영업이익 3700억원을 반영한다고 해도 적자는 5000억원에 육박한다. 카타르 도로 프로젝트 공사 설계 변경과 사우디아라비아 빌딩공사 공기지연 등 원가상승 요인이 연이어 발생했다.

건설부문의 계속되는 부진과 잠재손실 반영에 삼성물산은 3분기 연속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22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물산은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도 각각 890억원, 4350억원의 적자를 봤다. 같은 기간 건설부문의 손실은 △2960억원 △1500억원 △4150억원이다. 건설부문의 해외사업 부실이 총 8610억원의 손실로 이어지면서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넘치는 인력과 적자행진에 삼성물산은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지난 1년간 총 3번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합병 당시 8392명에 달했던 구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제일모직 건설부문 인력은 올해 6월 말 기준 현재 7084명으로 약 1300여 명이 줄었다. 또 조직슬림화의 일환으로 6개월 장기휴직제인 리프레시 휴직제도를 도입했다. 계속되는 인력 이탈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특히 이같은 조직슬림화 기조는 주택사업 매각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직후부터 KCC 측에 주택사업의 지분을 넘긴다는 매각설에 시달렸고, 이후에는 플랜트 부문을 떼어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하는 삼각분할합병설도 흘러나왔다.

회사 측은 추진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지만 소극적으로 신규 수주사업을 이어가는 것도 주택사업을 떼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무성한 뒷말은 계속됐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주택부문 수주잔고는 지난 2014년 13조2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말 13조 원을 겨우 넘어서는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 초 12조 8500억 원대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삼성물산은 고된 시간 끝에 결국 3분기 만에 적자탈출에 성공하며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합병 직후 분기마다 잠재분실을 반영한 결과 올 2분기에는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이 1180억원으로 뛰었고 자연스럽게 전체 실적도 1700억원대로 올라섰다. 진척이 나지 않는 해외사업장의 잠재적 부실을 털어내며 향후 실적 난항의 가능성도 어느 정도 낮췄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하는 건설부문이 합병 후 3분기 연속 추가원가 반영과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과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전체 영업이익 역시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계속되는 저유가와 발주처와의 갈등 등으로 해외사업이 언제든 실적악화의 변수가 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지난 5월 카타르 메트로 프로젝트의 발주처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데 이어 최근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진행하던 6600억원 규모의 복합화력 공사가 발주처의 재정난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특히 알제리 사업장의 경우 11% 가량 공사가 진행된 사업인데다 1분기 250억원 수준의 충당금이 반영돼 큰 영향은 없지만 건설업계 해외사업 전반에 이미 빨간불이 켜진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건설을 비롯해 성과가 미흡했던 나머지 사업부문들이 얼마나 제 역할에 나서 시너지 작용을 일으키느냐다.

김 연구원은 "건설이 주도하는 실적 정상화에 바이오부문(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작업 진행 등이 회사 전반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패션부문의 매출 확대나 효율화, 식음서비스 등 다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이 더해지면 전체 영업이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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