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헤매는 증시] 영업익·매출 오르고 흑자전환에도… 주가 왜 ‘마이너스’?

입력 2016-05-3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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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증가율 상위 10곳 주가상승률 -1.77%… 매출 증가 광동제약·영원무역 등 주가↓… “실적 선반영에 차익실현 원인”

‘실적개선=주가상승’ 일반 투자자들의 이 같은 통념이 무조건 들어맞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들의 1분기 이후 주가 흐름을 살펴보니 실제로는 뚜렷한 방향성이 없었던 것. 오히려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올해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가장 높은 영업이익증가율을 기록한 상장기업 10곳의 1분기 말부터 27일까지 평균 주가상승률은 -1.77%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1.33%(1995.85P→1969.17P)보다도 낮다.

해당 기간에 거래정지기간이 있었던 동부제철을 제외하고 1분기 가장 높은 영업이익증가율을 기록했던 곳은 KISCO홀딩스였다. KISCO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42억2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6300만원)보다 1822.52% 증가했다. 하지만 KISCO홀딩스의 주가는 1분기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3월 말 6만6000원이었던 주가는 27일 종가기준 6만5500원으로 0.75% 하락했다.

한올바이오파마 또한 1분기 영업이익이 16억9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5.06% 증가했지만 주가는 1분기 말 1만81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10.49% 떨어졌다. 한미약품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었지만(20억9300만원→225억6500만원) 같은 기간 주가는 69만9000원에서 61만3000원으로 12.30% 떨어졌다. SK케미칼과 한익스프레스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지만 주가상승률은 각각 -2.25%, -4.54%였다.

매출액증가율이 높았던 기업들을 살펴봐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다. 매출액증가율 상위 10개사의 1분기 이후 평균 주가상승률은 -1.80%였으며 10개사 중 5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증가율이 274.42%(2015년 1분기 16억7000만원→2016년 1분기 62억5400만원)였던 이엔쓰리의 주가는 1분기 말 3005원에서 27일 2220원으로 무려 26.12%나 떨어졌다.

광동제약은 1분기에 99.94%의 매출액증가율을 기록했지만 3월 말 1만1150원이었던 주가는 1만750원까지 떨어졌다.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원무역 주가상승률은 -11.95%(4만8100원→4만2350원), 영원무역홀딩스는 -13.75%(7만2000원→6만2100원)였다. 매출액이 65.33% 증가한 한국화장품도 1분기 이후 주가가 10% 하락했다.

흑자전환 기업의 주가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426억1200만원이나 늘며 흑자전환했지만 주가는 5070원에서 4365원으로 13.90% 하락했다. 다른 흑자전환 기업의 주가상승률도 현대중공업(-0.46%), 코오롱인더(-3.31), 두산중공업(-7.68%), 두산인프라코어(-2.25%), 휠라코리아(-3.25%) 등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실적이 악화됐으면서도 주가가 오른 기업도 여럿 관찰된다. LG이노텍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감소율이 가장 높았지만(-99.41%) 3월 말 7만930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8만8500원까지 오르며 11.60% 상승했다. 매출액감소율 1위(-82.50%)였던 에이엔피의 주가는 무려 52.25%(1550원→2360원) 뛰었다.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18억6400만원이나 줄어 적자전환한 삼성SDI의 주가도 9만9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9.09% 올랐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적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이유로 차익실현을 지목한다. 어떤 기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돼 있다가 실제 실적을 발표한 이후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주식투자에서 수익을 내려면 기업이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살펴보는 것 못지않게 ‘사고파는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실적개선 종목의 주가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하게 실적개선이 이뤄진다면 전반적으로 주가도 상승하겠지만 해당 분기에 일시적 현상에 의해 실적이 좋게 나온 일도 있을 것”이라며 “펀더멘털에 기반을 둔 투자를 위해서는 한 분기의 실적개선보다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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