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5000만원대 눈앞에 둔 아파트 분양가

입력 2016-04-29 13:07 수정 2016-04-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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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폐지가 강남권 자산가치 대폭 높여줘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결국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화되고 말았다. 아파트 분양가 얘기다.

주택업체들이 서로 가격 올리기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주변 집값도 훌쩍 뛰었다.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값은 웬만하면 3.3㎡ 당 3000만원이 넘는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이미 4000만을 넘어 4400만원 대를 육박한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한 탓이다. 지난해 4월 침체됐던 기존 주택시장의 숨통을 좀 터주기 위해 상한제를 폐지했으나 긍정적인 효과보다 후유증이 더 심각하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덕분인지 몰라도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지만 가격도 크게 올라 무주택자의 부담 또한 엄청 늘었다. 주택시장은 어느 정도 활기를 찾았으나 대신 집값 급등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소리다.

더욱이 서울 강남권과 같은 인기지역 신규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그렇지 않은 곳과의 집값 차이가 엄청 벌어졌다.

주택업체들이 재건축아파트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올리는 바람에 생긴 현상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 주택업체로서는 팔릴 수 있는 수준까지 가격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국 상한제 폐지 정책은 주택업체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엄청난 이득을 안겨준 셈이다.

이렇게 될 줄 알고 전국의 투자자들은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로 몰려 들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에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분양가를 올려도 서로 사겠다고 야단이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이런 가운데 주택업체들은 온갖 전략을 동원해 청약시장을 과열시키고 있어 투기성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듯 싶다.

삼성·현대·GS·대우·대림·롯데와 같은 대형업체들은 사업장마다 브랜드 명패를 바꿔 달아가면서 분양가 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투기열풍이 가시기 전에 이익을 최대한 뽑아 내겠다는 심사다. 해외현장에서는 죄다 적자를 보면서 유독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량이 없다. 선량한 국내 소비자 바가지를 씌워 번 돈을 해외에다 쏟아 붓는 형국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누구를 위한 조치인지 모르겠다. 국내 소비자들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구조조정에다 임금삭감 등으로 잔뜩 위축돼 있는데 유독 강남권 재건축 사업을 독차지하고 있는 몇몇 대형 건설사들만 신이 나있다.

2년 전 반포 대림아크로빌이 3.3㎡당 4000만원 대로 최고가를 치고 나오자 후순위 사업자들은 앞다퉈 최고가 갱신에 정신이 팔려 있다. 업체들의 분양가 올리기 경쟁으로 최근 분양한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는 4400만원 대를 육박했다. 다음 사업장의 분양가는 어느 선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으나 이대로 간다면 올 연말에는 5000만원 대 아파트도 나타날만 하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는 한 이제 강남권 아파트에 살기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일찍부터 강남권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 소유 주택에 대한 자산 가치의 격차는 2~5배 가량 벌어진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그런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자산 가치를 이만큼 크게 벌여놓은 것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폐지 영향이 크다는 소리다.

새누리당이 주택업들의 로비를 받아 상한제 폐지를 주장했고 야당도 이에 동조해 관련 규정을 바꾸는데 협조했으니 결국 정치권이 서민들의 삶을 더 팍팍하게 만든 꼴이 됐다.

상한제를 폐지할 때 예외조항이라도 뒀더라면 분양가가 고삐 풀린 듯 날뛰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공급이 능사만은 아니다. 강남을 대체할만한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지 않는 한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

재건축을 억제할 경우 오래된 중고주택가격은 안정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이제는 주택 공급보다 전·월세값 잡는데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주택시장이 다시 얼어붙더라도 부양책 같은 것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급이 맞아 떨어져 안정을 되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얘기다. 앞으로 국토부나 정치권은 주택업계보다 다수 국민의 삶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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