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46] 사장이라는 직함의 무게, 기업을 세우고 지키고 키우기

입력 2016-04-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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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식 스마트카라 대표

육사 졸업, 군생활 후 사회 첫발

대기업·벤처 근무 경험거쳐 창업

불확실한 가능성에 무모한 도전

‘퍼스트 펭귄’ 별명까지 얻기도

한 회사의 사장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생활을 한 지가 어느덧 15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사장’이라는 이름은 결코 나 혼자만의 무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에는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었습니다. 각종 창업 경진 대회가 열리는 등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습니다. 이미 스타트업의 경영자로 사는 저는 이런 현상을 지켜보며 한 가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혼 없는 창업이 우후죽순 늘다 보니 오래가는 기업이 극히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업을 세우고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하면서 굴지의 대기업들이 존경스럽고 새삼 부러워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모두 규모와 형편만 다를 뿐, 하나의 회사를 세우고 유지하고 키워가는 일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즉, 기업을 세운 누군가의 곁에 구성원들이 모이고, 모두가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이뤄지는 성과물인 것입니다.

나는 왜 기업을 하고 있고, 하게 되었을까?

저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군인으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대기업 기획실 대리, 항공사 조종 훈련생, 벤처기업 마케터 등 다양한 직종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해 보았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관심과 흥미가 생기면 일단 뛰어들고 보는 무모함 덕에 불확실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선구자를 뜻하는 ‘퍼스트 펭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엔 대책 없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또 다른 사람들에겐 도전정신이 충만한 열정가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 저는 환경을 생각하는 음식물 처리기 전문업체 ‘스마트카라’의 대표가 됐습니다.

15년 전 퍼스트 펭귄 정신으로 뛰어든 음식물 처리기 사업. 저는 창업 이후로는 줄곧 음식물 처리기 생각만 했습니다. ‘좀 더 편리한 방법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순 없을까?’, ‘냄새를 덜 나게 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등 음식물 쓰레기에 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부터 환경에 대한 불타는 의지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다 보니 알게 되고, 관심을 두게 되면서 ‘이 문제는 인류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지금은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생긴 듯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사실 사업 초기만 해도 ‘이게 뭐 그리 문제가 되나?’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이 일에 종사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알게 되다 보니, 이 일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처리하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확신이 생기고 신념화되더군요. 집에서는 모으고 내다 버리는 일 자체가 고역입니다. 각 가정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물기가 70~80%나 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으고 처리하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지요.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비용도 많이 발생합니다. 환경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요.

음식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상당량의 음폐수(음식물탈리액)가 발생합니다. 2012년까지는 이 음폐수를 바다에 내다 버렸습니다. 바다가 얼마나 오염되었을지는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다행히 2013년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법이 발효됐고, 이로써 음폐수로 인한 바다의 오염은 막을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다에 내다 버렸던 음폐수를 이젠 육상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음식물 처리기

CO2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활용

국내시장 자리잡고 해외수출까지

지구와 미래 위한 사업 사명감도

한때 서울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음식물을 서울시가 거둬가지 않으면서 집집마다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았지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또 언제 비슷한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일입니다.

오늘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대형 시설을 더 지어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 같은 대형 시설의 건립은 부지 선정부터 난항을 겪는 등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혐오시설이기에 사람들이 집 주위에 들어오는 걸 꺼리기 때문이지요. 설령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지어 놓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가동이 안 되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의 핵심이 물기가 많고 썩기 쉬운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서 처리하는 데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곤 해결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심 끝에 배출원에서 처리하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적은 양을 분산 처리하면 간단해지고, 음폐수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처리된 결과물은 신재생 에너지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로도 이어집니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1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동안의 노력이 담긴 제품을 앞세워 한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제품이 곧 회사라는 생각에, 기업명 역시 제품의 이름을 그대로 본떠 ‘스마트카라’로 정했습니다.

처음엔 주변 사람들이 제가 개발한 ‘스마트카라’를 보고 ‘너무 시기가 이른 것 아니냐’, ‘돈키호테 같다’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이제 때가 됐다’, ‘꼭 필요한 물건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더 자주 합니다. 이 말을 증명하듯 이젠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스마트카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고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을 가슴속에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묵묵히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한 저의 길을 갑니다. 세상의 모든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원에서 처리되는 그날까지 저의 노력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시점에서부턴가 저는 ‘스마트카라’라는 한 기업의 사장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달고, 오늘날의 지구와 후대까지 제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후대에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고, 남극의 펭귄을 살리는 일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실천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것이 제가 이 기업을 하는 이유입니다.

◆최호식 대표이사

- 1969년(47세), 서울특별시

2009~현재 스마트카라 대표이사

2003~2008 에코포유 대표이사

2001~2002 엠에이컴 IT벤처 홍보·마케팅본부장

1999~2000 대한항공 조종훈련생

1996~1998 대우정보시스템 기획실 전략기획·홍보마케팅

1991~1996 육군 소대장, 중대장, 참모

1991 육군사관학교 졸업·육군 소위 임관

◆스마트카라 회사 연혁

2009년 05월 법인설립(자본금 2억원)

2009년 12월 (주)교원L&C와 음식물 처리기 개발 공급 계약

2010년 08월 강동구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화 시범사업

2011년 02월 (주)교원L&C 음식물 처리기 출시

2011년 10월 신제품 스마트 음식물 처리기 ‘카라’ 출시

2012년 03월 홈쇼핑 홈앤쇼핑 론칭

2012년 05월 이마트 입점

2012년 05월 롯데백화점 입점

2012년 06월 서울시 우수 감량기기 선정

2012년 09월 KBS1 소비자고발 ‘똑소리’ 최우수 음식물 처리기 선정

2013년 02월 대표이사 변경(황순영→이영은)

2013년 02월 LG전자 베스트샵 입점

2013년 03월 하이마트 입점

2013년 03월 자본금 증자(2억원→4억원)

2013년 04월 CJ오쇼핑 론칭

2013년 04월 JTBC 남자의 그 물건 방송

2013년 06월 홈플러스 전점 입점

2013년 06월 MBC 경제매거진M 방송

2013년 06월 현대홈쇼핑 론칭

2013년 06월 아리랑TV ‘Koera Today’ 전 세계 방송

2013년 07월 KBS1 월드라디오 ‘경제인사이드’ 11개국 언어로 전 세계 방송

2013년 07월 롯데홈쇼핑 론칭

2013년 09월 산업통상자원부 베스트 소형가전 최우수 제품 선정

2013년 09월 하이마트 전점 입점

2013년 10월 아리랑TV ‘Bizline’ 강소기업 매직카라편 전 세계 영어방송

2013년 10월 MBN뉴스 ‘CEO초대석’ 방송

2013년 10월 MBN ‘정완진의 the CEO’ 방송

2013년 10월 MBN ‘팡팡! 아이디어 열전’ 방송

2013년 10월 전국 대리점 에코센터 사업설명회 개최

2014년 02월 중기청 으뜸중기제품상 수상

2014년 05월 북미 National Hardware Show ‘Bronze Award’

201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세계 일류상품 선정

2014~2015년 미국, 캐나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유럽 수출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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