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4월 30일 이방자 대한제국의 종말을 지켜본 영친왕비

입력 2016-04-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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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방자(李方子, 1901.11.4~1989.4.30) 또는 이본궁 방자(梨本宮 方子)는 일본제국의 황족(메이지 천황 조카)이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의민태자 이은(李垠)의 비(妃)이다.

그녀는 황태자 히로히토(裕仁)의 강력한 배우자 후보였으나, 불임녀 판정을 받고 간택되지 못했다. 조선 왕실 절손(絶孫)의 간계가 숨은 정략결혼을 한 그녀는 결혼 다음 해 아들 진(晉)을 낳고 시댁인 경성에 와 할아버지인 고종을 알현했다. 8개월 된 장남은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날 사망했다. 독살설이 돌았지만 일제는 배앓이라고 둘러대며 덮어버렸다. 이때부터 그녀는 조선인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패망 후 이왕가(李王家)가 없어짐에 따라 평민으로 신분이 강등되고 재산은 몰수당했다. 그 후 그녀는 고국인 일본에서도, 제2의 고국인 한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신산한 삶을 살았다. 일본에서는 그녀의 남편이 한국인이므로 재일 한국인으로 간주됐으나 대한민국에서는 부부를 한국인이라고 인정하지 않아 사실상 무국적자로서 고된 삶을 살았다. 영친왕 부부는 할 수 없이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황족의 복권을 두려워한 정권이 끝나고서야 정부 초청으로 귀국해 한국 국적을 얻었다.

그녀는 남편이 죽은 후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명혜학교(明惠學校)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등, 국가의 생활비 보조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려운 생활 여건 속에서도 사회봉사에 정열을 쏟아 한국 장애인들의 어머니로 존경받았다. 일본에서는 한국인들의 존경을 받은 일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황실의 마지막 여인들이 여생을 보내는 곳, 낙선재에서 덕혜옹주와 며느리와 지내다 덕혜옹주가 숨진 지 꼭 열흘 만에 영면했다. 한국말은 서툴렀지만, 자신은 한국 국민이라고 늘 답했던 그녀는 영친왕과 함께 홍릉에 묻혔다. sk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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