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김정은, 위험한 도발 계속하는 이유는?

입력 2016-02-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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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취적인 측면 보여”…미국과의 직접 협상ㆍ중국 영향력 약화 의도

▲김정은(맨 앞 오른쪽에서 2번째) 북한 제1국방위원장이 7일 장거리 로켓 발사 장면을 참관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맨 앞 오른쪽에서 2번째) 북한 제1국방위원장이 7일 장거리 로켓 발사 장면을 참관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불과 1개월 만에 사실상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로 ‘핵미사일을 통한 체제 유지’라는 국가 전략을 다시 부각시켰다.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이런 위험한 도발을 계속하는 배경은 자신의 눈에 띄는 실적을 강조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라고 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북한 언론은 전날 특별 중대 보도로 인공위성 발사를 다루면서 김정인이 미사일 발사장을 시찰하고 발사 명령서에 서명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북한 고위 당국자였던 한 탈북자는 그런 김정은의 모습에 “아무도 의견을 말할 수 없다”며 “김정은은 자신에 취해있다”고 꼬집었다.

국제사회의 허를 찔렀던 이번 연출은 김정은의 자아도취적인 측면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기존 패턴은 먼저 핵무기 운반수단이 되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반발하는 형태로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4차 핵실험을 먼저 감행하고 안보리의 제재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라는 두 도발의 간격도 시점상으로 가장 작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교란은 발사 직전까지도 계속됐다. 김정은은 국제기구에 통보한 위성 발사 시간보다 이틀 앞당기는 등 게임을 하듯이 세상을 농락하는 위태로운 지도자라는 인상을 남겼다.

‘핵 미사일 강국이 된다’는 것은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에서 김정은까지 3대째 내려온 야망이지만 그 방법은 다르다. 아버지 김정일은 긴장을 최대한 높이고 충돌 직전에 대화모드로 전환했다. 핵 문제는 유일한 협상상대로 간주한 미국에 꺼내는 카드 성격이 강했다. 절대 권력자이면서 대외 강경파인 군부와 대화 중시의 외교 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김정일 시대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집권한지 얼마되지 않은 2012년 헌법에 ‘핵 보유국’을 명기했다. 중국의 반발도 마다하지 않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북한 전문가들은 ‘도발 시점이 왜 지금인가’라는 물음에 실적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제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김정은은 지난해 10월 할아버지인 김일성 시대의 1980년 10월을 마지막으로 끊겼던 조선 노동당 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5월 초 열리는 대회에서 자신의 국가 비전을 보여주려면 눈에 보이는 실적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북한 언론은 전날 특별 중대 보도에서 사실상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국가 과학기술과 경제, 국방력을 발전시켜 나갈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성과를 강조했다.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을 반복하는 것은 핵실험을 거듭해 소형화ㆍ경량화된 핵탄두를 탑재해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다. 중장기적으로 미국과의 직접 협상과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저하를 노리고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북미평화협정을 맺고 경제원조를 얻는다면 결국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안보ㆍ경제 환경을 조성해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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