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여성기관&단체를 찾아]③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인터뷰

입력 2016-02-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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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더 뽑지” 윗사람 한마디 아닌 제도적 틀거리 필요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여성은 늘 조력자인가요? 도와주는 존재로서만 여성이 존재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 회장은 언제나 조력자라기보다는 주체였고 리더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조력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니까 ‘도와줘야 한다’혹은 ‘보호해야 한다’의 목적어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가사일 분담을 놓고 갈등이 생기는 것도 기실 그 때문이다. 도매금으로 넘길 순 없지만 적잖은 남성들은 부부가 집안 일을 나눠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원래 집안 일을 주도해야 하는 여성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고, 또한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져야 경제 성장도 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여성에 대한 인식만큼은 이렇게 분리되거나 지체돼 있다.

최금숙 여협 회장은 그 나이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주체적으로 성장한 편이다. 공부도 잘 했고 나서서 무슨 일이든 나서서 지휘도 잘 했다. 경기여고에선 학생회장도 지냈다. 그러나 가족들은 “이 아이가 똑똑하긴 하나 여성은 여성들 속에서 커야 한다”고 생각해 여대에 지원토록 권했다. 되돌아보면 오히려 이화여대에 진학한 것은 최금숙 회장이 더 활발히 여성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맥락을 만드는데 최선의 환경이 아니었나 싶어 보이기도 한다. 여성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터전이었으니 말이다. 최 회장은 법학을 전공하면서 논리적 사고력을 키웠고 총학생회장을 맡아 활약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교수로부터 강의를 들으며 여성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하나씩 깨우치기도 했다.

결혼과 출산, 육아는 최 회장에게도 피할 수 없는 경력단절의 시기를 안겨줬다. 친정 어머니와 남편 등 가족의 지지와 지원이 없었다면 그 역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사회 생활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시절에 어린이집을 만든 것도 이런 자신의 경험이 큰 동력이 됐다. 연구원 인력과 예산만으로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어려워 주변 기관들과 연대해 공동 직장 어린이집을 만들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해야 국가 경제가 살고, 또한 여성의 활동이 활발할 수 있는 나라가 국가 경쟁력이 있는 나라”라면서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연근무제는 육아에 있어 큰 도움이 되는 제도이지만 중소기업 같은 경우 당장의 인력 부족, 비용 부담 때문에 실시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기업과 다른 제도로 도와야 하는 등 이제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정책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는 것.

“윗 사람 한 사람이‘여성을 더 기용해’라고 지시해서 여성 고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임기응변식, 그리고 한데 얼버무려 돕는 여성 지원책은 불필요합니다. 그래서 여성만을 위한 법과 제도라는 틀거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지금은 각각 여성들이 속해있는 조직 내에서 씨름을 벌이고 있는 단계입니다. 정치권에서도 ‘우리 당헌, 당규에 여성을 지원하는 내용이 있다’고만 말하지 말고 성실한 태도로 여성 정책을 세우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그는 또 “민간 어린이집 지원이나 관리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덜 한데 지원이 잘 되고 감시가 잘 되어야 운영이 잘 됩니다. 나중에 문제 생기면 지적만 하지 말고 사전에 아이를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예우를 잘 하고 교육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먼저겠죠. 계속해서 여협을 통해 이러한 정책 제언을 해나갈 계획입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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