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직자 재취업 대해부] (단독)관피아도 계급이 있다

입력 2015-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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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권력기관 재취업 심사 상위 랭크…국정원은 통과율 100% 금수저?

‘관피아’(관료+마피아)도 계급이 있다. 소위 권력이 센 정부기관에 몸담을수록 공직을 떠난 후 더 쉽게 더 높은 자리로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대 권력기관’ 퇴직공무원 재취업 심사 건수 상위권 꿰차 = 1일 인사혁신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중앙 정부조직 5실•2원•6위원회•5처•17부•16청 출신의 퇴직 공무원들은 취업심사를 총 1433건 받았다. 이 중 국방부가 24.9%(357건)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산하 방위사업청(31건)과 병무청(3건)까지 합하면 27.3%까지 늘어난다.

검•경, 감사원, 국가정보원,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6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경찰청은 지난 6년간 재취업심사를 284건 받아 국방부 뒤를 이었다. 지난 6월 퇴임한 경찰청 용인동부경찰서장은 지난 8월 우리들제약(주) 부사장으로 취업할 수 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경찰청 상임위원은 2013년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취업하기 위한 심사에서 긍정적 답변을 얻었다.

최고 권력자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비서실 출신(100건)은 중앙 정부기관 중 세 번째로 재취업심사를 많이 신청했다. 3건만이 취업 제한 통보를 받았고 나머지 97건은 가능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대통령비서실 출신 퇴직 공무원 ‘막장’ 취업 행보 = 권력을 등에 업고 공직자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안하무인의 취업 행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3월 퇴임한 윤두현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재취업 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시행(2015년 3월 31일)을 한 달 앞두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낙하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달 회장 취임 8개월 만에 돌연 사의를 표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희중 전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은 퇴임 후 사기업체 취업 시 사전심사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둔 일본계 대부업체 (주)베르넷크레디트의 비상근 고문을 역임했다. 김 고문은 뒤늦게 받은 퇴직공직자 취업심사에서 ‘취업제한’ 결과를 통보받았지만 여전히 해당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7월 당시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장으로부터 ‘퇴출을 막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사의를 표명했다. 결국 김 전 실장은 검찰 조사결과 혐의가 드러나 사임 한 달 만에 구속됐다.

◇국정원 출신 퇴직 공무원 취업심사 통과율 100% = 같은 기간 정부기관별 퇴직 공무원 재취업심사 건수를 보면 검찰청 80건, 국세청 79건으로 조사됐다. 국정원과 감사원은 각각 50건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국정원은 취업 제한이나 불승인을 받은 경우가 한 차례도 없이 모두 통과됐다. 일명 ‘감피아’(감사원+마피아)로 불리는 감사원도 3건 빼고는 모두 취업이 가능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부처 중에서도 ‘왕(王)부처’로 여겨지는 기재부가 중앙정부 기관 51개 중 23위에 그쳐 눈에 띈다. 일각에선 모피아(재무부 영문 약자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대한 여론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히 나빠진 것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기관은 아니지만 퇴직공무원 재취업제한법을 적용받는 금융감독원 출신들도 6년간 54건이나 재취업심사를 신청해 눈에 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역시 같은 기간 21명이 재취업심사를 신청했고, 100% 통과율을 보였다. 두 기관 재취업 처는 대부분 금융사였다.

이 밖에 퇴직 공무원들은 금융업종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6년간 보험사 153건, 은행 68건, 증권 45건 저축은행 29건, 캐피털 13건, 카드 12건 등 총 320건이 금융사로 가기 위한 재취업 심사가 이뤄졌다. 금융업은 정부의 승인, 인가 및 규제가 영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할 수 있는 퇴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 수요가 높다. 연봉 수준 또한 높아 퇴직 공무원들이 너도나도 가고 싶어 한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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