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버냉키, 양적완화 결정 시 비장한 각오 “루비콘강 건넌 것”

입력 2015-03-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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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인 2009년 FOMC 회의 전체기록 2000쪽 공개…출구전략 시점에 대한 우려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4일(현지시간) 공개한 2009년 회의기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절박한 금융위기를 맞아 해법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닛 옐런(오른쪽) 현 연준 의장(당시 부의장)과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이 2013년 12월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자리를 같이 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규정에 따라 4일(현지시간) 5년 전인 2009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언 등 2000쪽에 이르는 회의 전체기록 사본을 공개했다.

이 기록에는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수렁에 빠졌을 당시 이를 돌파하기 위한 해법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던 연준의 상황이 생생하게 나타났다. 2009년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힐 정도로 절박한 해였다. 그 해 3월 뉴욕증시 S&P500지수는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10월에 실업률은 10%대로 치솟았다.

경제회복을 위한 유례없는 정책인 양적완화(QE) 실시 여부를 놓고 연준의 ‘비둘기파’와 ‘매파’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였던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은 ‘비둘기파’의 선두에 서서 경기부양을 강력히 촉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3월 FOMC에서 “미국 경제전망은 암울하다”며 “내 퇴직연금(401k)보다 더 큰 공포”라고 말했다. 4월 회의에서도 “경제전망은 여전히 위험으로 가득찼다”며 “연준이 채권매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어느 정도 위기에서 벗어난 12월 회의에서는 “수개월 내 채권 매입을 중단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며 출구전략 조기 단행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벤 버냉키 당시 의장이 QE 시행 결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3월 FOMC 당시 QE 규모를 1조1500억 달러로 확대할지 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을 때 “루비콘강을 건넌 것만으로도 중요한 ‘선언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앞으로도 필요할 경우 더 많은 부양책을 쓸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비콘강은 로마 시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말을 남기고 건넌 강으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을 비유한다. 당시 연준은 QE의 효과와 부작용이나 출구전략 시점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일단은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비장함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연준은 지난해 10월까지 세 차례의 QE를 단행했으며 채권매입 규모는 4조5000억 달러로 2009년 당시보다 세 배 늘었다.

한편 연준은 이날 발표한 12개 지역 연은 경기판단을 종합한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는 겨울 혹한에도 대부분 지역에서 점진적 또는 완만한 속도로 확장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오는 17~18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요 자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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