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세대’ 한국 젊은이…밝은 미래 그릴 수 없어”-닛케이

입력 2014-11-06 12:2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 집 마련 등 5가지 포기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막막해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사진은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밝은 미래를 전혀 그릴 수 없는 한국 젊은이들의 막막한 상황을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한국 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운을 뗐다.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수출은 침체했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도 심각해지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한국 사회에 만연했다.

한국 젊은이들은 자신을 ‘오포세대’라고 자조적으로 부른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 집 마련 등 5개의 미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달 13일 한국 미래를 지탱하는 젊은이의 앞날을 결정할 대학 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된다면서 한국의 교육열을 전했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어머니가 같이 해외에 1년 정도 나가는 가정이 드물지 않다. 중·고교생 대부분은 자정까지 학원에 다니고 귀가 후에도 새벽까지 공부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울대 등 유명 대학에 합격해도 취업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에 한국 젊은이들은 미국 등 해외에서의 유학이나 취업에 혈안이 돼 있다.

유학에도 격차가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집안 사정이 넉넉한 가정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 자녀를 보낸다. 다음은 호주와 뉴질랜드, 이것도 무리이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유학을 모색한다.

한국에 있는 학생들은 취업에 필요한 ‘스펙(영어능력이나 각종 자격)’을 쌓고자 학원 다니기에 열중하고 그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빚까지 내는 ‘학생 푸어’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성은 병역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회인이 되는 것은 20대 중반이지만 취직을 못 하고 학생인 채로 부모 옆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취업을 해도 안심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 ‘38세 정년’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대기업에 취직해도 출세할 수 있는지의 분기점이 되는 38세를 지나면 명예퇴직의 길로 접어드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어 신문은 서울 거리 곳곳에 프라이드 치킨 가게가 많이 보이는 점이 눈에 띄는 것에 주목했다. 직장에서 퇴직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자의 길로 들어서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적은 퇴직금을 쏟아부어 익숙하지 않은 장사를 시작하고 실패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폐업 건수가 약 800만건에 달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노년은 더욱 암울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 2012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9.1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70대 자살률은 80명 이상, 80대는 100명이 높았다. 대부분 국가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40~50대지만 한국은 늙을수록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한 여자가 평생 낳는 자녀 수) 추정치는 1.2~1.3명으로 일본(2013년 1.43명)에 비해서도 낮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 대책과 함께 복지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나 젊은이들이 안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무거운 짐의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지연아 고맙다” 남의 사랑에 환호하고 눈치 봤던 백상예술대상 [해시태그]
  • 전 세계 41개국에 꽂은 ‘K-깃발’…해외서 번 돈 6% 불과 [K-금융, 빛과 그림자 上]
  • 김수현부터 장윤정·박명수까지…부동산 '큰손' 스타들, 성공 사례만 있나? [이슈크래커]
  • 단독 이번엔 ‘갑질캐슬’?…KT와 공사비 갈등 중인 롯데건설, 하도급사에 ‘탄원서 내라’ 지시
  • 단독 다국어 자막 탑재 '스마트글라스'…올 상반기 영화관에 도입
  • "나는 숏폼 중독"…가장 많이 보는 건 유튜브 [데이터클립]
  • "정몽규 축협 회장 사퇴하라" 축구 지도자들도 나섰다
  • 로스트아크, 신규 지역 '인디고 섬' 추가…디아블로 신규직업 출시 外 [게임톡톡]
  • 오늘의 상승종목

  • 05.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7,233,000
    • -2.85%
    • 이더리움
    • 4,198,000
    • -3.74%
    • 비트코인 캐시
    • 638,500
    • -5.2%
    • 리플
    • 731
    • -3.56%
    • 솔라나
    • 205,000
    • -7.11%
    • 에이다
    • 620
    • -2.52%
    • 이오스
    • 1,105
    • -3.07%
    • 트론
    • 171
    • +1.79%
    • 스텔라루멘
    • 151
    • -2.5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8,100
    • -2.97%
    • 체인링크
    • 19,450
    • -4.52%
    • 샌드박스
    • 600
    • -3.5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