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패밀리]머크가문, 13대째 '불멸의 기업' 이끌어

입력 2011-04-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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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8년 '천사약국'으로 시작...세계최초 제약사 지분 70% 보유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일반 기업의 평균 수명은 15년이다.

하지만 끊임없는 변화와 동시에 원칙을 고수해 몇백년을 이어가는 장수기업도 있다.

▲현재 머크의 기원이 된 천사약국. 프리드리히 야콥 머크가 1668년 독일 헤센주 다름슈타트에 세웠다.
세계 최초의 의약·화학기업인 머크 역사는 344년에 달한다.

머크의 역사 속에는 세계대전이 두차례 열렸다. 화폐개혁만 다섯차례 겪었다.

머크 가문은 ‘죽지 않는 기업 머크’를 13대째 소유하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머크의 역사는 1668년 창립자인 프리드리히 야콥 머크가 독일 중부지역의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다름슈타트에 세운 ‘천사약국 (Engel Apotheke)’에서 시작됐다.

1827년 하인리히 엠마뉴엘 머크는 이 약국을 키워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춘 제약·화학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1891년 조지 머크는 미국지사를 설립해 글로벌화의 불씨를 댕겼다.

머크 미국지사는 세계1차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 통째로 미국 정부에 몰수당하는 위기를 겪었다.

▲조지 머크는 미국 정부로 부터 몰수당한 머크 재산을 환수받아 1925년 MSD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미국 국적이던 조지 머크는 그러나 재산을 환수받아 미국에서 MSD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새롭게 출발한 머크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 위기에도 성장하며 승승장구한다.

머크의 부활은 조지 머크의 의약에 대한 확고한 경영이념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지 머크는 의약품이 환자를 위한 것이지 결코 이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남겨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현재 머크그룹은 전 세계 67개국에 진출해 4만560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92만9100만유로, 순익 6억3210만유로를 기록했다.

머크 지분의 70%는 머크 가족들이 소유한 E. 머크가 가지고 있다.

나머지 30%는 개인 투자자와 보험사나 투자회사 같은 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머크가문이 회사 지분을 100% 소유했지만 1995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회사 지분의 일부를 증시에 상장해 외부 투자자를 받아들였다.

머크는 2009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글로벌 가족 기업상을 받기도 했다.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는 머크의 성공 비결로 꼽힌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면서 머크 패밀리가 회사에 몸담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120명의 머크 일가는 ‘경영은 현장 전문가로 인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영 참여가 금지된 것은 물론이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새로운 지역에 회사를 건립할 때만 가문 회의를 통해 의견을 전달한다.

가족회의를 열어 가족 위원회 위원을 선정하고 5명의 파트너 위원을 임명해 가문의 이익을 대변한다.

모든 경영과 관련한 결정은 최고경영자(CEO) 그룹인 회장단 회의를 통해 내려진다.

이 같은 원칙이 300년 넘게 지켜질 수 있는 것은 머크 가문이 보유한 70%의 회사 지분은 머크 패밀리를 제외한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

머크 가문의 젊은 세대가 사업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344년 전통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예를 들어 머크가의 아이들은 15~20세, 20~25세에 연령에 맞춰 회사의 전반을 알 수 있는 수업을 듣는다.

머크가 판매하는 항암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머크가 자녀들은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암관련 강의를 수강한다.

어린 시절부터 가문의 사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배당만 챙겨가는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변화시킨 것도 성공의 비밀이다.

지난 6년간 머크는 2개 사업을 정리하고 2개의 새로운 사업을 추가했다.

번하드 슈에블러(Bernhard Scheuble·2000~2004년) 회장 시절부터 시작된 집중된 다각화(focused diversification) 전략도 머크 혁신에 일조했다.

1982년 머크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슈에블러는 2000년 회장이 된 이후, 전임 회장이 사들였던 전기화학 분야 등 비(非)핵심분야를 팔고 제약 연구시설을 통합·확충했다.

‘많은 것을 아는 여우보다는 하나의 큰 것(몸을 말고 가시는 세우는 것)을 아는 고슴도치의 전략’을 택한 것이 머크의 성장 열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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