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가 간다] 도심 속 실내 동물원…동물 학대일까, 공공의 행복일까

▲서울 영등포에 24일 개관한 실내 동물원은 문을 연 초기인 만큼, 상당히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김정웅 기자 cogito@)
▲서울 영등포에 24일 개관한 실내 동물원은 문을 연 초기인 만큼, 상당히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김정웅 기자 cogito@)

'실내 동물원'이라는게 있다. 말 그대로 널찍한 실내 몰에 마련돼 있는 동물원이다. 일반적인 야외 동물원과 규모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멀리 갈 필요 없이 도심에서 손쉽게 동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이런 실내 동물원을 놓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에서는 동물권 보호를 외치며 실내 동물원이 동물권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실내동물원 측은 동물을 위해 충분한 보호와 관리를 지원하는 만큼, 동물권 침해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기자는 2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5층에 있는 실내 체험 동물원 ‘주렁주렁’을 찾았다. 과연 실내 동물원의 실태는 어떤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이곳은 주렁주렁의 4호점으로, 전날인 24일 문을 열었다.

▲관람객들은 몇 가지 주의사항과 영상 쇼를 본 뒤 입장할 수 있었다. (김정웅 기자 cogito@)
▲관람객들은 몇 가지 주의사항과 영상 쇼를 본 뒤 입장할 수 있었다. (김정웅 기자 cogito@)

◇교육 받은 뒤 입장…만질 수 있는 동물은 거의 없어

주렁주렁 타임스퀘어점은 30종, 150마리의 동물을 전시하고 있는 실내 동물원이다. 구조는 단순한 동물원이라기보다는 동물을 소재로 한 테마파크에 훨씬 가까워 보였다.

동물원에 입장하기 전, 관람객들은 ‘시간 마법사의 집’이라고 이름 붙여진 공간에서 주의사항을 들어야 한다. 주된 내용은 “손을 뻗어 동물을 만지지 말 것”, “큰 소리로 동물을 놀라게 하지 말 것” 등이다.

이후 5분 남짓의 짧은 영상쇼를 관람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다. 이 쇼를 관람해야만, 동물원 입장이 가능하다.

▲정말 가까운 거리에 동물들이 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정말 가까운 거리에 동물들이 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실내 동물원의 구조는 처음 가본 이들이라면 깜짝 놀랄만했다. 관람객과 같은 공간에 홍학이 걸어다니고, 옆에서 미어캣이 관람객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동물들이 갑자기 사람있는 데로 넘어오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물원 관계자는 “동물들의 이동 가능 거리, 인간과 물 등을 무서워하는 습성, 영역 개념 등에 대해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했다. 이런 동물원 구조상 아주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사람이 있는 쪽으로 넘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고 답했다.

카멜레온, 나무늘보, 펭귄, 너구리, 사막여우, 수달, 잉어, 거북이 등 상당히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다. 설명대로 동물 대부분은 손이 닿을만한 거리에 있지 않았다. 유리창이나 구조물 등으로 막혀있는 데다, 동물들은 사람 가까이 잘 오지 않기 때문. 이 실내 동물원에서 만질만한 거리에 있는 동물은 잉어와 거북이 정도가 전부였다.

동물원 관계자는 이 실내 동물원의 동물 복지 3대 원칙이 ‘No Wild(야생동물이 아니고)', ‘No Show(쇼를 하지 않으며)', ‘No Forcing(강요하지 않는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No Show’와 ‘No Forcing’은 동물이 관람객을 상대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강요받지 않기 때문에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덜 준다는 설명이다.

▲방역을 위한 소독발판과 손씻는 수세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김정웅 기자 cogito@)
▲방역을 위한 소독발판과 손씻는 수세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위생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축산 농가 등에서 쓰이는 소독 발판을 입장할 때 밟게끔 되어 있었고, 동물원 곳곳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또한 공간 살균기가 작동되고 있어,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세균성 질병이 걸릴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고도 했다.

동물원의 3대 원칙 중 ‘No Wild’란 야생동물이 없다는 의미다. 동물원 측 설명에 따르면 이 실내 동물원에 서식하는 모든 동물은 전부 축산농가에서 사육된 동물로서 야생에서 잡아 오지 않았다는 의미다. 때문에 야생에서 걸릴 수 있는 질병에서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주렁주렁의 개관일이었던 24일, 동물보호단체들이 반대시위를 열었다. (제공=동물자유연대)
▲주렁주렁의 개관일이었던 24일, 동물보호단체들이 반대시위를 열었다. (제공=동물자유연대)

◇동물단체 “실내가 야외 동물원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 줘”

주렁주렁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이 문을 열던 24일. 이 건물 앞에선 12개 동물보호단체가 연합해 규탄 시위를 벌였다.

쟁점 사항은 두 가지다. 먼저 실내 동물원이 야외 동물원보다 동물들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더 클 수 있다는 점. 또 한 가지는 사람과 동물의 거리가 야외 동물원보다 밀접한 실내 동물원은 인수(人獸)공통전염병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규탄 시위에 참석한 동물자유연대의 김수진 활동가는 “동물원은 모두 동물권 침해 요소가 어느 정도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일반적인 야외 동물원은 은신처와 같은 공간을 넓게 조성할 수 있어 동물의 스트레스가 덜한 부분이 있는데, 실내 동물원은 여건상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야외 동물원에서는 동물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줄이는 추세지만, 체험이 강조된 실내 동물원은 인간과의 거리가 너무 밀접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물원 측은 실내 동물원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대부분 소형 종이 많고, 대형 종의 경우 관람객에게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유휴공간을 부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동물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공간보다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수공통전염병 발병 가능성에 대해서 동물원 측은 인수공통전염병이란 60%가량이 인간이 걸리는 평범한 질병이라는 입장이다. 동물원 관계자는 “메르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같은 특별히 위험한 질병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 동물원 여러 지점에 수백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매일 동물을 만지는 사육사들도 있는데 그런 위험한 질병 사례가 발병했다는 보고 사례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동물원 측의 입장에 동물보호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서 활동하는 최태규 수의사는 “인수공통전염병의 발병 소지가 낮은건 사실이지만, 낮다고 무시하자는 것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메르스나 지카 바이러스 모두 야생동물에서 발병한 것이고 과학자들이 예측할 수가 없었다는 게 공통점"이라면서 "실내 동물원은 사람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서 문제가 될 소지가 더 크다”라고 말했다.

▲이 동물원에서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는 비단잉어 먹이주기 정도가 전부였다. (김정웅 기자 cogito@)
▲이 동물원에서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는 비단잉어 먹이주기 정도가 전부였다. (김정웅 기자 cogito@)

그렇다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이들은 대체로 동물들이 답답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유익한 시설이라고 평했다.

동작구에서 자녀와 함께 실내 동물원을 찾은 A(38) 씨는 “덥지 않은 실내에서 보니까 너무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면서도 “갇혀있는 동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금천구에서 손녀와 함께 방문한 B(56) 씨는 “깨끗해서 큰 걱정은 없지만, 아무래도 동물들이 자연에서보다 행복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생각을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온 C(35) 씨는 “주렁주렁 일산점에도 가본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만져지는 동물이 많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등포점은 그런 동물이 많지 않아 마음에 든다”라고 긍정적인 부분을 지목했다.

이런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 주렁주렁 영등포점의 안중태 본부장은 “동물권 보호에 신경 쓰시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도 동물 보호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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