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뚝뚝’… 은행들, 역마진 우려 확대

입력 2014-06-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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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과 같은 금리 하향안정 속에선 커버드본드 대안 어려워”

혼합형(고정+변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의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혼합형 대출의 특별판매에 돌입해 해당 상품의 금리를 연 3.22~4.67%로 낮췄다. 올해 1월 초(5.13~5.53%)와 비교하면 최고금리는 0.86%포인트, 최저금리는 1.91%포인트 하향조정된 것이다. 외환은행 역시 혼합형 대출 특판을 벌이면서 금리를 3.25~3.42%로 연초 대비 1.47~1.49%포인트 인하했다.

국민은행 역시 혼합형 대출금리를 연초보다 최고 1.29%포인트 내린 3.35~4.45%에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최고 0.86%포인트와 0.64%포인트씩 인하한 3.66~4.36%, 3.62~4.62%로 판매하고 있다.

이들 혼합형 대출상품은 변동금리 대출 상품보다 금리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상품가 차지하는 비중(현재 13~15%)을 연말까지 20%, 2017년까지 40%로 늘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통상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상품보다 0.5~1%포인트 가량 비싸다. 그런데 은행들이 금융당국 권고 비율을 맞추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혼합형 금리를 2%포인트 가까이 내린 탓에 변동형 대출(신규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 금리보다 0.76~0.81% 포인트나 낮아졌고 외환은행(0.44%포인트), 우리은행(0.02~0.42%포인트), 기업은행(0.03%포인트) 등도 혼합형과 변동형의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낮아졌지만 은행들의 고민은 커졌다. 향후 시중금리가 오르면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아 손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마진이다.

A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만기가 중장기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만기를 일치시키는 경우에는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기간 헷지 비용이 발생하거나 중장기 조달 수단에 의한 조달 비용이 늘어나 순이자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역마진 해결책으로 ‘커버드본드’를 꼽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발행기관이 파산하더라도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재원이 부족할 경우 다른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발행기관의 다른 자산으로 변제받을 수 있어 이중으로 투자자금을 보호받는다. 금리가 낮은 대신 안정성이 매우 높은

채권이다.

그러나 최근과 같이 신용물간 금리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커버드본드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16일‘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발행업무 감독규정’ 제정안을 의결하고 커버드본드 발행에 필요한 법적 기반을 완비했지만 이후 한달여간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은행은 단 한곳도 없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과 같이 금리가 하향 안정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 하에서는 커버드본드 발행 수요가 늘어나기 어렵다”라며“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조달금리를 절감할 수 있는 정도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금리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어야 커버드본드 발행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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