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저에도 지난해 수출물량 감소… 왜?

입력 2014-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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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엔저의 수출 파급효과 제약요인 분석 보고서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정책에 따른 엔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출은 예상과 달리 크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경제의 부진, 엔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신흥국 추격, 일본과 세계경제의 연계성 약화 등 다양한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엔저의 수출 파급효과 제약요인 분석’(곽준희 조사국 국제경제부 조사역)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일본의 수출금액(엔화 표시)은 전년비 9.5% 증가했으나, 이는 엔화 절하에 따른 엔화표시 수출가격 상승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수출물량은 오히려 전년비 1.5% 감소했다.

이렇게 엔저에도 일본의 수출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아직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어 일본의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수입 수요도 뚜렷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의 주요 교역상대국들의 설비투자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면서 기계·기기류를 중심으로 한 자본재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미진했다.

이와 함께 일본 기업의 수익 중시 가격전략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본 기업들은 엔저에도 불구하고 현지통화 표시 수출가격을 크게 인하하지 않았다. 이번 엔화 절하기(2012년 10월~2014년 3월)에 미 달러화 대비 엔화는 14.6%, 명목실효환율로는 14.9%나 절하됐으나 전체 수출물가는 1.8% 하락하는 데 그쳤다.

곽 조사역은 “과거 엔화 절상기에 악화됐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현재의 절하기에도 수출가격을 인하하지 않고 있다”며 “또한 현재의 엔화 가치가 과거 절하기에 비해 크게 낮지 않아 현지가격 기준의 수출가격 인하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일본의 수출을 실질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환율 경로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엔저 지속을 전제하고 수출가격을 인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 등 신흥국 수출품의 고급화가 진전되면서 일본과 신흥국 간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경합이 이전보다 심화됐다. 특히 중국의 경우 수출상품구성에서 고기술 집약적 상품의 비중이 2000년 30.3%에서 2012년에는 40.8%로 높아진 반면 같은 기간 노동·자원 집약적 상품의 비중은 35.8%에서 23.4%로 크게 하락했다.

이밖에 일본과 주요국 간 생산의 연계성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글로벌 공급 체인으로서의 일본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곽 조사역은 “향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일본의 수출 확대를 일정 부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엔화 절하폭이 더욱 확대되고, 엔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정착될 경우에는 일본의 수출기업들은 수출가격을 하향 조정할 여력이 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수출에 대한 엔저의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나, 향후 엔화 절하폭이 보다 커질 경우 일본 기업들이 제품단가 인하는 물론 투자 확대, 신제품 개발 등의 전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대응전략을 강구하는 등 사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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