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철도파업 관련 대국민담화문 전문

입력 2013-12-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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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철도노조 파업, 경제활성화 법안, 보건의료정책 등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담화문 중 철도노조 파업 관련 부분이다.

 

“국민 여러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현오석입니다. 어려울수록 국민께는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가 만사(萬事)일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지표상으로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입니다. 7분기만에 3%대 성장을 회복하고, 일자리도 4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늘어났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국민과 함께 이뤄낸 참으로 오랜만에 나타나고 있는 희망적인 변화입니다.

그렇지만 서민·중소기업의 형편은 여전히 고단하고 앞으로 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청년들의 고용이 부진하고, 전세가 상승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어렵게 살린 경제회복의 불씨를 확산시켜 국민들의 일자리와 소득으로 연결시켜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 기로에서는 특히 정부, 정치권,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모든 분들이 국민의 살림살이를 조금이라도 개선시키고,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앞장서 주셔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시기에 철도파업으로 국가경제에 어려움이 누적되고, 국민들의 생활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 경제에 긴요한 법안들은 아직도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철도노조 파업 관련> 철도공사 노조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반대하면서 벌이고 있는 파업이 오늘로 18일이나 됐습니다.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공공부문간 경쟁을 통해 요금은 낮추고, 서비스 질은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철도는 경쟁 없이 114년을 독점으로 달려왔습니다. 경영상 비효율로 적자가만성화 되고 막대한 부채가 쌓였습니다. 철도공사 부채는 지난 2008년 7조원 수준이었습니다만, 5년새 18조원으로 2.5배나 늘었습니다. 다른 공공기관의 부채증가 속도보다 훨씬 가파릅니다. 실제 2005년 이래 정부가 4조3천억원이나 지원했음에도, 같은 기간에 오히려 총4조5천억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연평균 5천억원 이상씩 적자가 지속된 것입니다.

임직원 보수도 민간 유사업종에 비해 2배이상 높습니다. 철도공사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47.5%(12년)로 외국 철도회사(30% 내외)보다 대단히 높습니다. 한번 입사하면 평생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직원 자녀에게 고용이 세습되기도 했습니다. ‘신의 직장이고, 철밥통’이라는 국민들의 비난이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반면에, 잦은 고장과 운행 지연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끼치거나 불안감을 심어준것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경영 및 공공 서비스 평가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철도는 역대 정부에서도 늘 개혁 1순위 과제였습니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정부는 민영화를 통해 개혁을 모색했습니다만,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때문에 현 정부는 공공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기 위해 공공부문간 경쟁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의 ‘전부’입니다. 오직 국민에게 더 나은 혜택을 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이대로 계속 빚을 늘려가다가 국민에게 떠넘길 것인가’,아니면 ‘경쟁으로 경영을 효율화 해 빚을 줄이고 서비스 질을 높일 것인가’의 선택일 뿐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독점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경영 개선이 어렵고, 독점의 이익은 국민이 아닌 구성원에게만 돌아갑니다.

반면에 정부 방안대로, 코레일과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서로 경쟁하게 되면 국민들은 두 회사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원가구조도 투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면 비효율적인 경영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고 요금과 서비스 경쟁이 촉발될 것입니다. 경쟁의 효과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해외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수서발 KTX에서만 빠르고 편안한 서비스를 받는 것이 아니고,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에서도 지금보다는 훨씬 질 높은 서비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원가절감을 통해서 부채는 크게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부담도 가벼워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당연히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개혁을 통해서 국민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철도노조에서는 하지도 않는 민영화를 핑계로 철도 파업을 강행하고, 법집행을 저지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분이 없는 것이고,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막대한 적자를 누가 책임질 것이며, 국민의 부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방만경영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매년 메워넣어야 하겠습니까? 철도 노조 여러분들에게도 가족이 있겠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그 책임을 지우게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철도 노조는 더 이상 국민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파업을 거두고 일터로돌아 오셔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대통령께서도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확고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명분없는 파업을 계속하는 것은 국가경제의 동맥을 끊는 것이고,경제회복의 불씨를 끄는 위험한 일이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은 국민께서 불편하고 어려우시겠지만 이 시기를 이겨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부담은 줄고 혜택은 늘어나는’ 국민의 철도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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