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공백에 ‘새해 경영 오리무중’

입력 2013-01-2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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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추가 수주, 태양광 등 굵직한 해외 사업 차질 우려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사진=이투데이 DB)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올해 투자·고용 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새해 경영 계획 발표가 임박한 삼성, 현대차, SK, GS 등 주요 그룹들과 달리 한화는 최고 결정권자의 부재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계획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투자·고용 실적 집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1심 판결에서 법정구속 된 후 최근에는 건강마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5개월여에 걸친 경영 공백은 한화의 굵직한 해외 사업들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당장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의 추가 수주 계획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현재 8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지만 이라크 정부가 향후 10년간 석유, 발전,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7000억~1조 달러에 이르는 재건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한화에 있어 올해는 매우 중대한 시점이다.

특히 비스마야 신도시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김 회장에 대해 호의적인 상황에서 경영 공백 장기화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방한한 사미알 아라지 NIC 의장은 “이라크 정부와 국민은 직접 방문해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사업을 추진하는 용기를 보여준 김승연 회장을 인정한다”며 “한화의 경영 공백이 안타깝다”고 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로 성장 발판을 마련한 태양광 사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도 필요하다. 정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각국의 장관급 인사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우호적인 에너지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김 회장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 수년간 각국의 유력 인사들과 넓은 인맥을 형성해 왔다. 지난해 세계적인 태양광기업인 큐셀을 인수하면서 본사와 공장이 위치한 독일, 말레이시아 정부에 자국민의 고용을 유지한 기업 오너로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경영 공백이 지속될 경우 김 회장이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자칫 ‘녹슨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이 성공하려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는 환경 속에서 리더를 중심으로 뭉쳐 균형을 잃지 말아야하고 강한 추진력도 필요하다”며 “이 모든 것을 경영 계획이라는 큰 틀 안에 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한화의 경우 상당히 지체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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