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유통업계]④신성장동력 글로벌서 찾는다

입력 2011-01-21 11:22 수정 2011-01-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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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 신규출점 규제…국내는 포화

지난해 유통업계의 최대 이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이었다. 대기업의 지역상권 죽이기라는 비판 속에서 소위 ‘SSM규제법’까지 만들어져 유통업체들의 사업 확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올해는 SSM규제법의 본격 시행을 맞기 때문에 국내 규제를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기준 대형마트 시장점유율은 이마트가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홈플러스가 29%, 롯데마트 15%로 3사가 시장의 8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할인점 산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는데 1996년에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 대형할인점들의 국내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경제 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일반화되면서 단기간 내에 높은 성장을 이뤘다.

할인점은 2006~2008년간 해마다 30개 이상의 점포가 출점하면서 양적인 확대에 의한 성장을 지속했다. 특히 저가지향 트렌드 및 합리적인 구매패턴 정착에 따라 내수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대형마트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입지 선점을 통한 고객 접근성 확보에 있다.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는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시 교통영향평가, 도시계획심의 등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신규 사업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불어 대형마트의 높은 성장세가 꾸준히 지속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형 부지의 수는 차츰 감소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향후 대형마트 시장은 기존의 중대형 상권 위주에서 중소형 상권을 대상으로 한 출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그간 공격적으로 진행됐던 SSM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통과된 유통법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대형마트 등 3000㎡ 이상 대규모 점포나 기업형 슈퍼마켓 등은 재래시장이나 전통상점가에서 500m 이내에는 출점이 불가능해졌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지역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대형 점포 출점을 막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래시장 근처에 매장을 오픈하지 못하는 관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는 올해 SSM 사업을 강화해 매장을 추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지만 워낙 국민여론이 좋지 않아 고심이 크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해외진출은 어쩌면 당연한 경영전략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국내 유통업체 중에서 최초로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IMF를 겪으며 잠시 주춤하다 다시 재진출해 2004년 2호점을 열었고 2009년에만 5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했다. 2010년 9월 현재 4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해 총 27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다점포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현지에 맞는 운영시스템의 개발과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한 상품력 강화를 통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 시장 자체를 상품 소싱기지로 활용함으로써 국내 이마트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1997년 진출 이후 바로 IMF를 겪는 등 13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2009년에는 당기순손실만 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에서 고전을 하고 있어 올해는 사업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중국시장 이후 진출 최우선국으로 정한 곳은 베트남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말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경제도시를 잇따라 방문해 외국유통업체인 Big C, Metro등을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유통업체 매장 등을 둘러보고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등과 접촉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베트남의 스테인리스 제조업체로 하노이와 호치민시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 많은 부지를 확보한 선하(Sonha) 그룹과 함께 할인점 이마트 진출 협력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중이다.

양사는 빠르면 올 상반기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곧이어 합작사(JVC)설립계약도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단독으로 진출한 중국과는 달리 합작 형태로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해외유통업체가 베트남 진출 이후 매장을 추가 개점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쟁업체 등에 대한 영향 등을 평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경제네트워크 평가(Economic Network Test) 규정을 사실상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순수 베트남 기업인 선하그룹측이 자기자본으로 1호점을 개점한 뒤 2호점부터는 신세계측과의 합작방식을 통해 단기간에 여러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1998년 4월 롯데마트 사업을 시작해 86개점(2010년 9월 기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1월 5월 영업을 시작한 롯데슈퍼는 252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글로벌 초우량 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확고한 위상과 30년간 구축한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VRIC’s(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국가를 전략적 진출국가로 선정, 신규점포 오픈 및 활발한 M&A 활동을 통해 빠른 현지화 전략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롯데는 미래 신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2008년 중국 마크로 8개 점포 인수를 시작으로 2008년 11월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점 인수, 같은 해 12월 베트남 1호점 진출, 2009년 중국 3개점을 오픈했고 이어 중국내 확실한 입지구축을 위하여 대형마트 체인 TIMES(대형마트 54개점, 슈퍼 11개점) 인수했다.

이 회사는 2010년 9월말까지 중국 4개점, 인도네시아 1개점, 베트남 1개점을 추가 오픈해 현재 중국 83개, 인도네시아 22개, 베트남 2개 등 해외 3개국에 10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90개 점포를 포함하면 국내외에서 총 197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해외출점 보폭을 더욱 넓힌다. 롯데마트는 올해 해외점포를 30여개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해외점포를 10여개 늘렸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출점지역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유통채널의 또다른 축을 담당하는 SSM과 편의점업계는 아직 해외진출 사례가 전무하다. 훼미리마트나 세븐일레븐은 외국계 회사이고 순수 토종업체인 GS25가 있지만 아직 해외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가 닦아놓은 해외망 타고 국내 중소기업 수출길도 활짝

국내 대형마트가 해외에 진출하면 우리나라의 우수한 상품들도 자연스럽게 대형마트를 따라 해외 진출길이 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국내 1위 밀폐 용기 업체인 락앤락은 중국 이마트를 교두보 삼아 중국시장에서 성공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다.

락앤락은 국물이 새지 않는 밀폐용기가 거의 전무하던 중국 시장에 진출해 중국 이마트에서 2004년 판매를 시작한 후 매년 2배가량 성장했다. 2007년 상하이에 전용 공장을 세우며 중국 내수 시장을 적극 공략했고 2008년 이마트에서만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중국내 여러 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해 2009년 중국에서 116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만 996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고 중국 내 다른 할인점과의 차별화한 상품 개발을 위해 해외소싱담당 내 수입지원팀을 주축으로 ‘중국 수출 지원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중국 진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이마트 바이어에게 상담을 요청하면 중국 이마트 바이어가 해당 상품이 중국 시장에 적합한지를 검토하고 이후 한국 이마트가 해당 기업 상품을 매입해 중국 이마트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마트는 수출을 위한 각종 서류작업과 통관업무를 직접 책임지고 제조업체는 시기에 맞춰 이마트 물류센터에 물건을 갖다 주면 된다. 한국 이마트가 수출업자가 되고 중국 이마트가 수입업자가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시스템에 대해 대·중소기업 상생과 상품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기업이 해외시장 판로를 개척하고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중국 이마트도 우수한 국내 상품을 전시해, 현지 할인점들과 상품 차별화로 승부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에 개점한 차오바오점에 ‘한국 전문관’을 설치하고 LG생활건강 ‘자연퐁’(800) 1800개 등 총 7개 품목 1만여개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또 국내 지역 특산물인 안흥찐방, 베지밀, 대림어묵 등 12개 품목 1만5000여개 상품을 중국 이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해외에 진출하면 국내 중소기업에게도 큰 기회의 장이 열리는 것과 같다”며 “우수 상품은 유통업체의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유통대기업들이 국내 우수한 상품의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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