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ASML서 피렌체까지 7박 9일…’세계 최대 반도체 도시' 용인 세일즈

입력 2026-11-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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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호벤 교류 물꼬·피렌체 자매결연 제안…구성역·시립미술관 밑그림도 챙겼다

세계 반도체 장비의 심장부에서 르네상스의 발상지까지.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7박 9일 동안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가로지르며 '반도체 도시 용인'을 세일즈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 본사와 전력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는 용인의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를 알렸고, 벨트호벤과 피렌체에는 도시 간 교류의 손을 내밀었다.

여기에 암스테르담과 헤이그에서는 구성역 복합환승센터와 시립미술관의 밑그림이 될 현장을 직접 살폈다. 반도체와 교통, 문화를 한 줄로 꿴 9일이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에서 프레데릭 슈나이더-모누리 수석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측은 반도체 산업 협력과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용인특례시)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 ASML 본사에서 프레데릭 슈나이더-모누리 수석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측은 반도체 산업 협력과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제공=용인특례시) (용인특례시)

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시장이 가는 곳마다 꺼낸 카드는 삼성전자 6개, SK하이닉스 4개 생산라인이 들어서는 용인의 반도체 프로젝트였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용인은 단일 도시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생태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하루에 브레인포트 관통…”EUV 장비 적기에 공급돼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 시청에서 마르셀 델헤즈 시장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벨트호벤 시청에서 마르셀 델헤즈 시장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순방의 첫 공식 일정이 잡힌 10월 28일(현지시간), 이 시장은 하루 동안 네덜란드 첨단산업 생태계 '브레인포트'의 핵심을 훑었다. 오전에는 ASML 본사와 연구개발단지가 들어선 벨트호벤 시청에서 마르셀 델헤즈 시장과 1시간 30분가량 마주 앉았다. 브레인포트 경제개발공사의 안 베르하흐 국제업무전략자문관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시장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가 늘고 있다며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가 적기에 공급돼야 생산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델헤즈 시장은 "벨트호벤이 여러 가지 점에서 용인시와 닮았다고 생각한다"며 용인 방문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찾은 하이테크 캠퍼스 에인트호번에서는 광반도체 기술개발 지원기관 포톤델타의 엘코 브링크호프 최고경영자(CEO) 등과 간담회를 했다. 첨단기업과 연구기관, 스타트업 300여 곳이 입주해 1만3000여 명이 일하는 곳이다. 기업끼리 협업해 기술을 키우는 방식을 눈여겨본 이 시장은 "시가 주도해서 혁신 캠퍼스를 만들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들며 "반도체나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 생태계를 한층 더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ASML 본사서 협력 재확인…원삼기술지원센터 800여명

같은 날 오후 이 시장은 ASML 본사에서 프레데릭 슈나이더-모누리 수석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최한종 ASML코리아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했다. 본사에서는 예룬 다이셀블룸 에인트호번 시장과도 인사를 나눴다.

슈나이더-모누리 COO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용인시와의 협력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두 기관의 협력에는 이미 주춧돌이 놓여 있다. 용인시와 ASML코리아는 2024년 12월 협약을 맺었다.

'ASML코리아'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협력화단지 A6-3블록 7577㎡ 부지에 반도체 장비 가동 기술지원과 유지·보수를 맡는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예상 근무 인원은 800여 명이다.

슈나이더-모누리 COO가 인력 확보 방안을 묻자 이 시장은 지역 대학과의 협력, 내년 봄 개교하는 반도체 고교 신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최고경영자과정에 시청 교육공간을 내준 사례를 차례로 꺼냈다.

그는 "용인에서 모든 인력 수요를 다 충당할 수는 없지만 우수한 인력을 최대한 많이 양성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ASML의 투자가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용인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보탬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행정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 대사 "자매결연 돕겠다"…베르메르 미술관선 시립미술관 자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미술관에서 마르틴 고셀링크 관장과 용인시립미술관 건립·운영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0월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미술관에서 마르틴 고셀링크 관장과 용인시립미술관 건립·운영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29일에는 홍석인 주네덜란드 대사와 오찬을 했다. 최한종 대표도 함께한 자리에서 이 시장은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용인특례시에 대해 마르셀 델헤즈 벨트호벤 시장, 프레데릭 슈나이더-모누리 ASML 수석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홍 대사는 "용인시가 자매결연을 구상한다면 대사관도 적극 돕겠다"고 했고, 대한민국·네덜란드 포럼 구상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양국 관계를 더욱 깊게 하는 포럼이 만들어지면 용인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헤이그에서는 문화가 의제였다. 이 시장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소장한 마우리츠하위스미술관에서 마르틴 고셀링크 관장, 아르누트 판 돔멜레 사업·행정 총괄이사와 1시간가량 대화했다.

그는 "용인에는 호암미술관 등 사립미술관이 20여개 있지만,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시립미술관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며 "용인시립미술관은 건물을 새롭게 지어야 하는 만큼 참고할 만한 미술관을 소개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랜드마크 건축으로 도시를 바꾼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분관 사례도 꺼냈다.

고셀링크 관장은 헤이그 외곽의 포르린던미술관과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미술관, 건축미가 돋보이는 일본 오사카 나카노시마미술관을 추천했다.

이 시장이 "시립미술관 건립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건축과 운영에 관한 조언을 구하겠다"고 하자 고셀링크 관장은 "전자우편 등으로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했다.

△ 고속도로는 땅속으로, 지상엔 교통 허브…자위다스독서 구성역 밑그림

▲30일(현지시간) 자위다스-자위다스독 정보센터에서 이상일 시장이 닐스 판 덴 브링크 총괄 교통 매니저와 대화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30일(현지시간) 자위다스-자위다스독 정보센터에서 이상일 시장이 닐스 판 덴 브링크 총괄 교통 매니저와 대화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30일 오전에는 교통이다. 이 시장은 암스테르담 세계무역센터의 자위다스독 정보센터를 찾아 닐스 판 덴 브링크 자위다스독 프로그램 총괄 교통매니저로부터 사업 추진 과정을 들었다. 자위다스독은 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암스테르담 자이드역을 복합 교통 허브로 키우는 네덜란드의 대형 인프라 사업이다.

용인이 그리는 그림과 겹친다. 용인시는 경부고속도로 기흥나들목(IC)에서 양재나들목(IC)까지 26.1㎞ 구간에 4차로 지하고속도로를 놓는 사업과 연계해 구성역 일대에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출국 전 "마우리츠하위스미술관과 자위다스독 프로젝트가 용인의 문화·교통 정책에 적용될 수 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 메디치의 도시에서 '용인 르네상스'…피렌체에 자매결연 제안

▲30일(현지시간) 피렌체 시청에서 이상일 시장과 파올라 갈가니 부시장이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용인특례시)
▲30일(현지시간) 피렌체 시청에서 이상일 시장과 파올라 갈가니 부시장이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용인특례시)

같은 날 오후 무대는 이탈리아 피렌체로 옮겨졌다. 이 시장은 피렌체 시청에서 파올라 갈가니 부시장, 티치아나 에랄디 국제협력관계담당 등과 1시간가량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유럽 르네상스의 발상지는 피렌체이고, 르네상스를 이끈 메디치 가문이 활동했던 본거지인 피렌체 시청에서 이렇게 양 도시의 교류협력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용인시와 피렌체가 자매결연을 맺고, 대학생 교류 등도 추진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갈가니 부시장은 피렌체가 외국 도시와의 자매결연에 적극적이라며 용인이 한국 첨단산업의 중심지인 만큼 피렌체 청년들이 첨단기술을 배울 기회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용인이 반도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역량을 키우는 일에도 열심"이라며 케이팝과 케이컬처 학습지원을 내놨다.

그는 "피렌체 대학생들 가운데 연극을 사랑하거나 전공하는 이들이 내년 용인에서 열릴 대한민국 대학연극제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 피날레는 전력반도체… ST서 "한국에서도 더 큰 역할 하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 대표단이 11월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아그라테 브리안차 캠퍼스에서 레나토 마르티레 그룹 부사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 대표단이 11월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아그라테 브리안차 캠퍼스에서 레나토 마르티레 그룹 부사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인특례시)

순방의 마지막 공식 일정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였다. 이 시장과 대표단은 11월 3일(현지시간) 밀라노 인근 아그라테 브리안차 캠퍼스에서 이탈리아 대외·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레나토 마르티레 그룹 부사장 등과 간담회를 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ST는 40여 개국에서 사업하며 9개국에 14개 제조시설을 운영한다. 연구인력 9600여 명을 포함해 4만9000여 명이 일하며, 칩 설계부터 제조·패키징·테스트까지 아우른다.

이 시장은 "전력반도체 분야를 선도하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방문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전기차 보급과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중요성 확대로 전력반도체가 여러 분야에서 더 많이 쓰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한국에서도 더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용인시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간담회 뒤 캠퍼스 일부 시설을 돌며 공정 설명을 들었고, 이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후속 교류 약속도 이어졌다. 델헤즈 시장은 용인 방문을 검토하기로 했고, 홍 대사는 자매결연 추진 시 대사관 지원을 약속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도 소통하며 교류할 방침인 만큼 대사관에서도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갈가니 부시장은 "두 도시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앞으로 계속 소통하고 대화하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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